[스키렌탈] 생존경쟁 치열
기사입력 1997년 01월 11일 14시 01분
렌털스키 전쟁이 시작됐다. 베어스타운 스키리조트(경기도 포천)는 8일 스키장비 렌털 요금을 전격적으로 50% 인하했다. 종전 대인 2만6천원, 소인 2만원이던 풀세트 렌털 비용을 각각 1만3천원, 1만원으로 내린 것이다. 또 당일요금으로 새벽부터 야간까지 연장 사용할수 있도록했다. 물가란 일단 올라가면 내려올줄 모르는 것이 특징. 그런데 절반이나 값을 깎은 것은 왜일까? 이는 렌털스키를 둘러싼 장내 장외의 전쟁 결과다. 몇년전부터 스키장 주변 길목에는 렌털숍이 생겨나 스키어들을 인터셉트해왔다. 지난해 2백50여개이던 장외숍은 현재 전국적으로 4백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장외숍은 장비가 비교적 새 것일뿐만 아니라 왁싱 등 관리상태가 장내 렌털숍보다 월등한 반면, 가격은 30%쯤 저렴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점령했다. 스키장내 렌털숍의 축축하고 더러운 스키에 불만이 쌓인 고객들이 대거 바깥에서 스키를 빌리기 시작한 것. 장외파의 거센 도전에 장내 렌털숍들은 매시즌 요금 인상폭을 최소화하다 올시즌에는 아예 동결시키는 등 소극적으로 대항해왔으나 최근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수지가 맞는다는 소문이 돌자 올들어 장외렌털숍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그 결과 공급 과잉이 발생, 이들간에 요금 인하 경쟁이 초래된 것. 2만원 이상이던 풀세트 대여요금이 1만원까지 내리는 사태가 발생하자 도산하는 숍까지 나왔다. 베어스타운의 이번 인하 조치는 장외렌털숍의 요금 인하경쟁에 더 이상 견딜 수 없게된 스키장내 렌털하우스의 고육지책인 셈. 베어스타운의 한 관계자는 "스키 보유율이 늘어 렌털의 절대 수요가 줄고 있는데다 그나마 외부에서 빌려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판단됐다"고 이번 인하조치의 배경을 밝혔다. 스키업계에서는 조만간 다른 스키장들도 요금을 내리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가격 내리기 경쟁이 렌털스키의 질 자체를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어서 이번 `렌털 전쟁'의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