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개인신상정보 누출
기사입력 1997년 01월 08일 14시 56분
대학교에 증명서 자동 발급기가 늘어나면서 학번 조회기를 통해 졸업한 선배나 친구들의 학번을 알아내 성적증명서를 뽑아내는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85학번까지 조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조교의 성적 증명서를 뽑아 몰래 훔쳐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대학생들이 남의 성적 증명서 빼내는데 열을 올리는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 이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소개팅과 미팅에 앞서 그 사람의 사진과 함께 성적증명서를 제출하는 예가 많기 때문. 가까운 친구나 친척에게 미팅과 소개팅을 해줄 경우 신상이 확실해야 미팅성공률도 높은데다 만에 하나 미래를 약속하는 사이가 될 경우 성적이 좋아야 뒤탈이 없다는 것. 취업을 앞둔 4학년 학생일 경우에는 두말할 나위 없다. 이모군(25· 3년)은 "주선자가 당사자의 성적표를 빼내 소개팅 파트너에게 몰래 제출하는 예가 비일비재하다"며 "소개팅 주선자에게 미리 성적증명서를 꺼내보지말라고 선수를 친뒤 밥이나 술을 사는 등 적절한 사례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과외 아르바이트 주선자들도 남의 성적표 빼가는 탈선 행렬에 앞장서고 있다. 겨울 방학을 맞아 예비 과외 아르바이트 학생의 성적표를 요구하는 초중고등학생 학부모들이 많아지면서 당사자 몰래 잠입해 성적표를 빼낸뒤 이를 제출하는 과외 브로커들이 꽤 있다. 한편 증명서 자동발급기를 통해 불법 행위를 자행하는 학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속칭 일류대 학생에게만 과외 아르바이트 주문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점에 주목, 이들 대학 자동발급기에서 다른 사람의 재학증명서나 성적증명서를 빼내 자신의 것인양 품을 팔러다니는 것이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증명서 자동발급기가 개인 신상에 관한 정보를 차단할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