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성] 연습때 절로 눈물이 나더군요
기사입력 1997년 01월 07일 13시 59분
텁텁한 이미지의 중견배우 양재성(53). 그가 올 신년 뮤지컬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눈물을 닦을 손수건을 준비시키고 있다. 그는 스포츠조선과 ．극단 가교가 공동주최, 13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하우스에서 공연하는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김상열 작연출)에서 비련의 연기를 펼치는 것. `울고…'는 박달재에서 처음 만난 금봉과 준호가 펼치는 슬프고도 애련한 사랑의 서사시를 담고 있다. 양재성은 만석꾼 지주로 살아온 박진사의 삼대독자 박준호로 출연, 가난에 쫓겨 자신의 집으로 종살이를 온 금봉(권소정)에 반하면서 비극적인 사랑을 잉태하는 것. "금봉과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이 주제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 대한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혈육의 정도 눈물나게 해요." 극중 준호는 금봉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게 되고, 서울의 부잣집 양아들로 들어간 그 아이는 커서 검사가 된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금봉은 살인혐의를 쓰고 자신의 아들 앞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만다는 게 극의 흐름. "극중에서 동료배우들이 하는 장면을 보고 울곤 하지요. 악사들도 연주를 하면서 울어요. 그만큼 우리정서를 잘 그려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 요." 양재성은 부산 출신으로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지난 69년 극단 가교에 입단, `방화범들'의 코러스로 데뷔했다. 윤문식 김진태 이영민이 데뷔 동기생들. 이후 그는 80여 편의 연극에 출연했으며 20여 편의 뮤지컬에도 등장, 진지한 연기와 저음의 목소리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악극 무대는 `번지없는 주막' `홍도야 우지마라' `굳세어라 금순아'에 이은 네번째. 그는 50대 나이로 극중에서 대학생, 홍도 오빠 등 20대 배역을 맡아 공연때는 식사량도 줄이고, 목소리 보호를 위해 좋아하는 술도 삼가야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고. "악극은 우선 스토리가 간단하고 친근감을 주는 가요들이 공연 내내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매력이 있어요. 특히 중년의 관객들에게는 지난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켜주죠." 양재성은 이번 무대에서 특유의 저음으로 `울고 넘는 박달재' `고향은 내사랑' `달맞이꽃' `행복의 샘터' `안녕' `타향살이'등의 노래들을 들려준다. 23일까지. 오후 4시, 7시30분. 369_15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