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동] 서클체인지업 OK
기사입력 1997년 01월 06일 14시 49분
`프로에서 사는 법.' 임선동（24）은 지난 4일부터 겨울훈련이 시작되자 구리 챔피언스클럽과 잠실구장을 오가며 한가지 생각에 빠져있다. 프로에서도 최상급 투수로 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힘만으론 어려운 만큼 새로운 구질의 개발이 필수적임을 깨달고 비장의 무기로 `서클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1단계 살빼기 작전에서 1개월여만에 세자리수 몸무게를 98㎏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듯이 구질 개발에도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틈 날 때마다 서클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는 손가락 위치를 반복 훈련하고 있다. 엄지와 검지 끝을 붙여 `OK' 사인을 만들고, 중지와 약지로 실밥을 걸쳐잡는 요령을 익히는 것. 임선동은 작년 12월에 실시된 괌 특별훈련부터 변화구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 이후 4개월여만에 처음으로 캐치볼을 하는 도중 코치로부터 많은 경험담을 듣다보니 구질 개발의 필요성을 느꼈다. 정코치는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더욱 위력적으로 만들려면 늦은 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마에서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주로 던졌던 임선동이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구질 다양화라는 것을 깨달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임선동은 2군에서 `밑바닥 프로'를 배우고 있다. 오후 2시쯤 잠실구장에 나가면 왠지 모를 추위에 떨곤 한다. 겨우 2평 정도인 2군용 임시 라커룸에는 제대로 된 난방시설은 물론이고 옷장이 없어 을씨년스런 탓이다. 이런 과정들이 임선동의 오기를 자극했고 `서클 체인지업'의 무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소띠 해를 빛낼 `소띠 임선동'의 탈바꿈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