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이런일도] '허문회는 시즌 끝난게 너무 허무해'
기사입력 1996년 11월 19일 14시 22분
올시즌 의 마지막 경기인 9월22일 광주 해태전.
3번타자로 선발출전한 허문회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팀은 어차피 7위가 굳어진 상태라 방망이나 마음껏 휘둘러 볼 요량이었다.
전날까지 52경기에 나간 그의 성적은 타율 2할2푼4리에 17안타.
1군보다는 2군에 머문 시간이 많은 탓에 부끄러운 성적표였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 한경기를 치룬 그의 성적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타율이 무려 2할7푼2리까지 올라갔고 동그라미만 덩그렇던 홈런란에 3자가 아로새겨진 것은 물론 5개에 불과하던 타점에 4개가 보태졌다.
한경기에서 5타수 5안타 4타점에 홈런을 3개나 몰아친 결과였다.
게다가 홈런 1개와 안타 2개는 해태 에이스 을 상대로 터뜨린 것이었다.
코치들은 허문회가 1회 중전안타에 4회 중월 1점홈런을 날리자 "어~어"하며 신기해 했다.
그러다 7,9회에 연타석홈런을 뿜자 아예 잔칫집 분위기로 돌변했다.
허문회는 올시즌 최다루타 타이기록(14루타)을 세운 것을 경기 뒤 알자 자신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한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작년 페넌트레이스 2위에서 7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광주구장을 총총히 떠나는 선수들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합창이라도 하듯 중얼거렸다.
"허문회는 시즌이 끝난게 너무 허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