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순] 고별 인터뷰
기사입력 1996년 10월 02일 13시 58분
## "94팀 불상사 … 95 우승 영광 영원히 잊지못할 절망과 환희 " `불사조' 박철순(40)이 결국 `마이 웨이'를 택했다. 박철순은 1일 잠실구장에서 OB 감독과 면담을 갖고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 기로 최종결정했다. 박철순은 "여러가지 상황을 놓고 볼때 더이상 선수생활을 계속하는 게 무의미하다 고 판단돼 은퇴결심을 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한국 의 `살아있는 신화'로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었던 박철순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착잡한 기분이 든다"며 말머리를 꺼냈다. -소감은.
▲ 아직 실감이 안난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
-은퇴배경은.
▲ 너무 오래 선수생활을 했다. 코칭스태프 나름대로 투수로테이션의 구상이 있을 텐데 내가 자꾸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감독님에게 죄송스러웠다. 또 마무리로 돌아선 후반기부터 후배들 승리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미안했다. -선수생활중 가장 기뻤던 때는.
▲ 프로 원년인 82년 이후 13년만에 맛본 작년 우승의 감격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94년 불미스러운 선수단 이탈사건을 딛고 해낸 우승이라 더욱 기뻤다. -아쉬웠던 부분을 꼽으라면.
▲ 고질적인 허리디스크를 비롯해 여러가지 부상으로 선수생활이 자주 중단된 점이 다. 특히 88년 CF를 찍다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2년여간 선수생활을 하지 못했 을 때는 견디기 힘들었다. -지도자에 대한 꿈은.
▲ 선수로서 만족한다. 선수들을 가르치고 이끄는 코치로서는 자질이 많이 부족하 다고 느껴진다. 지도자의 길은 생각지 않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 아직은 아무런 계획이 없다. 당분간 집에서 쉬고 싶다. 일단 구단에도 정식으로 은퇴의사를 밝힌뒤 차근차근 생각하겠다.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작년 우승과 함께 은퇴했으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었을 텐데…. 항상 지켜보며 격려를 아끼지 않은 팬들에게는 정말로 감사하다. 자연인 박철순으로서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