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박재홍부친 '내가 못가 어쩌나'
기사입력 1996년 10월 01일 14시 21분
◎… 현대 (23)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1일 대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습관적으로 관중석을 몇번 훑어 내렸지만 그자리에 있어야 할 누군가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4월14일 데뷔전에서부터 30-30을 달성하던 9월3일 잠실 전까지-.
항상 관중석 한쪽에는 아버지 박윤영씨(60)가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광주에 사는 박씨는 지병인 당뇨가 심해져 운동장에 나갈 수 없게 됐다.
또 대전-인천을 하루차로 넘나드는 일정을 소화하기에도 환갑을 앞둔 나이가 벅차다. 박씨의 마음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초등학교 4학년 야구를 처음 시작할때 마당한켠에 철망을 쳐주고 직접 배팅볼을 던져주기 시작, 어느새 전문가 못지 않은 노하우가 생겼다. 타격폼이 조금 바뀌거나 컨디션이 나쁠때면 문제점을 집어줄 정도로 `도'가 텄다. 아들의 체력이 떨어지자 가물치를 고와 새벽차로 광주에서 인천으로 넘어갈 정도로 정성이 지극한 박씨. "합숙훈련 때문에 추석때도 따뜻한 밥 한술 못 먹인게 가슴 아픕니다. 이번에도 운동장에 한번 나가봐야 하는데…." 그러나 애타는 `부정(父情)'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재홍이가 열심히 해서 까지 올라갈 걸로 믿습니다. 그러면 광주구장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도 해태와의 에서 아버지를 뵐 각오로 준플레이오프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