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찬바람 불면 왠지 '펄펄' ♣
기사입력 1996년 09월 30일 14시 42분
**한-중 대표팀 정기전 환상프리킥골 가을걷이 시동 `나는 가을 남자.' 추남(秋男) (28.MF.부산 대우)의 화려한 가을 외출이 시작됐다.
찬바람이 불기만하면 왠지 발끝에 힘이 들어간다는 에게 올 가을도 결코 비껴갈 수 없는 듯하다.
지난달 25일 열린 제1회 한-중 국가대표 정기전서 멋드러진 왼발 프리킥골을 성공시킨 것을 시작으로 이미 그의 가을걷이는 시작됐다.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반드시 제힘으로 팀을 일으키겠습니다."
대표팀의 간판으로 한몫을 해낸뒤 부썩 차오르는 자신감을 팀 구원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더욱이 가을 첫자락의 쾌거였기에 그의 사기는 더욱 충천해 있다.
올시즌 그의 성적표는 6골.
7골 4어시스트의 정재권에 이어 팀내 공격 공헌도 2위다.
성에 차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해결사'의 몫은 해낸 셈이다. 하지만 팀 성적은 8위.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든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자신의 명성만큼 따라주지 못하는 팀 성적, 그리고 `억대스타'라는 화려한 칭호가 그에게 늘 짐이었지만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꿈틀댄다.
대표팀 차출로 인한 장기 외유를 앞둔 `마지막 봉사'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도 그의 각오를 부채질한다.
오는 12월에는 아시안컵대회(UAE), 그리고 내년 초부터는 98프랑스 월드컵 지역예선이 예약돼 있다.
"반드시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다를겁니다."
한동안 `국제용'이라는 달갑지 않은 칭호에 시달릴 때마다 명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는 는 "억대스타가 아닌 가을 남자로서의 진가를 확인시켜 주고 싶다"며 다시 오기를 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