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소설] Love Love Love.........이규형(106)
기사입력 1996년 09월 22일 16시 04분
////// 악어같은 여자(4) /////. 계백은 12시까지 17번의 잭팟을 잡았다. 스리세븐이 17번이나 나왔다는 얘기다. 10시에서 12시까지 2시간 동안 약 7분에 한번씩 777이 선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엄청 신나게 보이는 횟수이지만 그에겐 늘 있는일이라 뭐 특별한 기쁨은 없었다. 원래 한번 터지면 일본스롯머신은 약5천5백언(약 4만원)정도가 나온다. 그러나 다음번 터질동안에 기계에 먹히는 코인이 있으므로 아무리 연속 터지는 기계도 터진 횟수만큼 돈이 되진않는다. 그래서 그가 지금 딴 액수는 약 8만엔정도(60만원)되는 돈이다. `이 정도면 아침벌이는 했지'그는 가득담은 3박스 코인을 코인정산기에 쳐박고 현금 교환카드를 빼어 양복 바깥주머니에 `톡'집어 넣었다. 그가 방금 일어난 자리엔 주위사람들이 서로 앉으려고 자리싸움이 벌어졌다. 그는 속으로 제발 지금 자기자리에 앉는 사람이 끈기와 확신을 가진사람이길 바랐다. 계백은 겨우 2천엔(1만5천원)을 넣고 60만원을 `인 마이 포켓'했다. 그 자리는 앞으로 두시간가량 돈을 꿀꺽꿀꺽 삼키게 된다. 슬롯머신이 두시간 동안 삼키는 돈은 5만∼6만엔 이다. 몰론 그런 불경기시대가끝나면 그 슬롯머신은 다시 돈을 토해낼것이 틀림없다. 6번으로 설정이된 기계이기 때문이다.
일본전국 어떤 기계라도 6번에 설정된 기계에앉으면 개나 고양이 원숭이가 앉아서 버튼만 계속 눌러도 하루에 50만원을 벌게 되어있다. 일본 슬롯머신은 1번에서 6번까지의 숫자설정식이고 카지노의 주미 슬롯머신은 누적식과 숫자 설정식을 같이 병행한다. 그래서 라스베이가스에 선 여태까지 잘 안나온 기계에서 한번 된통터지면 1억원씩 삐까삐까터지는 일이있다. 하지만 일본에선 절대 그런 일이 없다. 일본 빠찡꼬 슬롯머신업자들은 그날 영업이 끝나고 다음날 개장시간이되기전까지 슬롯머신속의 모든 설정칩을 바꾼다. 이 칩은 잭팟. 즉 스리세븐이 나오는 확률을 교묘하게 계산하여 손님들을 갖고 놀도록 되어있다. 1번설정의 칩으로 해놓으면 그 기계는 다음날 틀림없이 평균 309분의1의 확률로 터진다. 코인 3개씩 309회는 집어 넣으면 777이 한번 터지는것이다. 물론 딱딱 309회에 터지는 것이 아니고 어떤때는 39회에 한번씩터진고 해서 손님들은 아! 이 기계가 오늘의 6번이구나 착각도 하게 만들다간 그 다음회 안터질땐 500번에 한번 터져 사람 미치게 만드는 식이다. 500번이면 3만엔을 집어 넣었다는 얘기다. 3만엔 집어 넣고 터져 봤자5만5천엔, 바로 이것이 슬롯머신의 기본 패턴이다. 2번 설정은 조금 더나빠서 287회에 한번 3번 설정은 268분의 1회라는 식으로 조금더낫다. 6번 설정의 경우 240분의 1의 확률도 터지는 데 같은 6번의 경우도 갬블감각이 있는 사람이 앉아 이 기계가 돈을 빼먹었는가 아닌가)를 잘 살펴 게임을 벌이면 훨씬 좋은 수입이 가능한 것이다. 계백은 지난 2년간 단 한번도 6번이 아닌 좌석에서 이 갬블을 해본 적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