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범] 노장투혼 지금부터
기사입력 1996년 09월 20일 14시 25분
**3주 부상털고 특유의 투지 가동
노장투혼은 이제부터-.
프로 최고참 김경범(31.DF.천안 일화)의 움직임이 무척 날카로워졌다.
사전에 `결장'이란 단어가 없을 만큼 꾸준한 활약을 펼쳐온 그가 3주간의 공백을 깨고 재기의 기지개를 힘차게 펴고 있는 것.
지금까지 김경범이 치러낸 승부는 267경기.
안양 의 (275경기)에 이어 이 부문 프로축구 역대 2위 기록이다.
가히 `백전노장'이란 말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관록이다.
사실 부상만 아니었다면 과의 차이가 8경기까지 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난달 25일 부천 과의 목동경기서 허리를 다친 이후 최근까지 치료에 전념하느라 공 한번 차보지 못했던 것.
그런데 지난 18일 수원 삼성전(2대2, 마산)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싹 달라져 있었다.
예리한 몸놀림, 저돌적인 돌파, 근성있는 몸싸움….
엊그제까지 `환자'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 이날 김경범은 유봉기의 동점골을 어시스트, 궁지에 몰린 팀을 구하는 수훈까지 세웠다.
`뚝배기 보다는 장맛'이라고 했던가. 수비수이다 보니 프로생활 13년째를 보내면서도 크게 명성을 얻지는 못했지만 팀 공헌도에서는 단연 엄지손가락감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그의 통산 개인기록은 8골, 19어시스트.
`주업'인 수비는 물론 공격력까지 갖추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때문에 이장수 감독 역시 그를 제외한 작전수립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긴다.
지난 84년 여주상고 졸업과 함께 에 입단하면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김경범은 89년 일화로 이적, 창단멤버로 활약해 오고 있다.
13년간 `백의종군'해 온 그에겐 작은 소망 하나가 있다.
최다출전기록을 세우고 프로축구계를 떠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