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은 지금] '007 첩보 전쟁중'
기사입력 1996년 09월 19일 15시 11분
## 첨단방비 동원 스카우트들 '숨은 진주 캐기' @@ 노트북-스피드건등 휴대품1,000만원 비싼몸 `진주를 캐내라.' 요즘 스카우트의 장비도 최첨단이다.
비디오 카메라와 스피드건은 이미 초보적인 장비가 된지 오래다.
망원경에 극비문서를 챙기는 007 가방에다 최근에는 최신형 486노트북 컴퓨터까지 등장했다. 삼성에 이어 올해부터 이를 이용하는 는 스카우트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는 `스카우트시스템'이란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는데 300여명의 아마추어 선수 명단이 입력돼 있다. 스카우트의 비밀번호와 선수의 이름을 입력하면 신상, 각종기록, 장-단점 평가와 스카우트의 소견이 0.1초도 안돼 뜬다. 스카우트가 휴대하는 필수장비는 싯가 1천만원에 이른다.
만 해도 노트북 400만원, 캐나다제 스피드건 300만원, 비디오 카메라 120만원, 휴대폰 70만원, 망원경 20만원, 007가방 10만원, 초시계 5만원 등으로 총 925만원 이다. 이중 가장 중요한 장비는 잠금장치가 잘 된 가방이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정보들이 누설되면 1년농사가 수포로 돌아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장비의 총무게는 약 30㎏으로 한여름엔 찐땀을 쏟는다.
그러나 스카우트들에겐 이런 첨단장비를 통해 점찍은 선수를 입단시키는 일이 수십 배는 더 고달프다고 한다. 모 스카우트는 "한잔 하자고 노골적으로 전화를 하는 학부형도 있다. 건강이 안좋 은데 거절도 못하고…"하고 말한다. 게다가 입단 첫해 성적이 신통찮으면 비난은 모두 스카우트가 뒤집어쓴다.
몇해전 실업을 고집하는 선수를 갖은 좋은 말로 설득해 입단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한 어떤 스카우트는 기자회견을 앞둔 선수에게 그 동안의 안색을 싹 바꾸고 이렇 게 말했다. "어쭈, 동작봐라. 빨리빨리 못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