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조랑말싸움 대회 열린다.
기사입력 1996년 09월 14일 14시 52분
## 내달 서 30여마리 출전 ## 관광상품으로 적극개발 계획 동물학대라는 지적에 따라 무기 연기됐던 `말싸움(鬪馬)'이 내달 5일부터 2일간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농어촌 휴양단지에 마련된 투마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만장굴 문화원 김병용 원장(59)은 14일 "사라져 가는 조랑말의 숫자를 늘리고 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 말싸움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조랑말 생산농가와 18개 승마장으로부터 출전신청을 받아 약 30여마리를 대회에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싸움 대회란 직경 50m 가량의 원형경기장에 2마리의 말이 들어가 서로를 공격하는 것으로 지난 4월말 첫 대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당시 동물보호단체들의 거센 항의에 밀려 대회 자체가 무산됐었다. 김원장은 이에 대해 "한쪽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야 경기가 끝나는 투견(鬪犬)이나 투계(鬪鷄), 투우(鬪牛)와 달리 상대가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서면 지체없이 게임이 끝난다"며 "실제로 말이 심하게 다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동물학대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조랑말은 70년초까지만 해도 농가의 필수 가축으로 여겨져 한때 3만마리 이상을 헤아렸으나 트랙터 등 농기계가 보급되면서 `천덕 꾸러기'로 전락, 지금은 4,000마리 정도가 사육되고 있으며 그나마 347호로 보호받는 순수혈통마는 70여마리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원장은 또 "조랑말은 외국산마와 달리 성격이 급하고 사나워 투마용으로 적격" 이라면서 "이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경우 농가수익은 물론 순수 조랑말 보호육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회는 토너먼트로 첫날 예선전을 거친뒤 이튿날 우승마를 가리게 되며 우승마와 마주에게는 초대 챔피언 벨트가 주어진다. 김원장은 "첫 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리면 빠르면 올 연말부터 매일 투마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아울러 99년까지 1,200억원을 들여 북제주군 구좌읍에 7,00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수 있는 대규모 투마장 건설도 추진하겠다" 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투마와는 별도로 조랑말 50여마리가 참가하는 4㎞ 경주가 열리며 출전마들을 상대로한 관전자들의 즉석 베팅도 허용된다. 또 조랑말 보호육성차원에서 마유주(말젖으로 담은 술) 시음대회가 열리고 의 고유 농사방법인 조랑말이 통나무를 끌어 조밭을 다지는 `남태'가 재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