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형제] 나가노 메달사냥‘큐’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3일 14시 32분
## 스노보드협 지상학 부회장 아들@@ 대회 나란히 금-은 "내후년 나가노올림픽에 메달사냥 나가노?" "예, 기대해주이소."
지난 2일 `백설나라' 의 와나카 카드로나 스키장. 벽안의 얼굴들 사이로 귀에 익은 부산사투리가 오갔다.
대화의 주인공은 대한스노보드협회 지상학 부회장(46)과 두 아들 원덕(15.캐나다 로얄컬리지 10년)과 명곤(14.부산 금정중 2년).
두 아들의 목에는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이 걸렸고 아버지 지상학씨는 대견스러운 듯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형 원덕과 동생 명곤은 4개국 20명이 참가한 96 AJ하켓 국제스노보드대회 주니어부 대회전에서 나란히 1위와 2위로 골인했다.
원덕은 1차시기에서 1분1초53을, 2차시기서 1분3초32를 각각 마크해 종합 2분4초85의 빼어난 기록으로 우승했다.
또 명곤도 형에 질세라 종합 2분12초77로 3위 의 뉴튼 바마비를 무려 5초95차로 따돌리고 준우승을 차지한 것.
형제는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쓴 쾌거에 가슴 벅찼지만 그보다 자신들의 기록이 이제는 주니어부를 넘어서 시니어부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더욱 고무됐다.
따라서 오는 98년에 열리는 나가노올림픽의 참가에만 의의를 둔다는 당초의 마음속 목표를 `메달사냥'으로 수정했다.
이들이 나가노올림픽을 겨냥하는 것은 단순한 욕심때문만은 아니다.
형제가 스노보드에 입문한 때가 지난 92년으로 슬로프 경력이 4년밖에 안되지만 그 짧은 기간동안 타선수들을 추월해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일본 이시가와에서 벌어진 96 ISF 주니어스노보드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원덕은 27개국 2백여명 가운데 24위에 올랐고 명곤은 42위를 차지했다.
그로부터 6개월뒤 형제는 비록 세계선수권 규모의 대회는 아니지만 이름있는 국제대회의 정상을 밟은 것.
틈 나기만 하면 두 아들과 함께 스노보드를 즐기는 지상학 부회장은 "앞으로 명곤이도 중학교를 졸업하면 캐나다로 유학보낼 예정이고 또 국제대회 경험을 자주쌓게 한다면 외국선수를 따라잡는 데 가속도를 더 붙일 수 있을 것"이라며 스노보드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나가노올림픽에서의 선전을 기대했다. <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