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소설] Love Love Love......이규형(95)
기사입력 1996년 09월 11일 14시 54분
>> >> >> 물장사 이야기 (31) 광장 앞 카페의 바깥 노천좌석에 주저 앉은 채 따사로운 햇볕을 쬐이며 힘들었던 순간들을 되새겨 보았다. 치가 떨리도록싫고 굴욕적이고 가슴이 찢어질만큼 처참했던 물장사의 기억들.
물장사가 힘든다는 것은 다른 장사와 달리 장사가 안돼서 힘든 것보다 손님들이 많을때 더 느낀다. 말할 필요도 없이 더러운 손님들에의해서다.
손님 백명 중에 단 한명이 물을 흐려도 그날 물장사는 흙탕물이 돼버린다. 물장사의 손님들은 정말 극과 극을 이룬다. 세상에 이렇게 착한사람이 있을까 싶은 손님이 있는가 하면 이런 자식은 씨앗부터 철저히 악한이야라고 욕하게 되는 사내들도 숱하게 많다.
특히나 돼먹지 못한 깡패들이 손님들로 와서 그 좌석을 책임져야할때 그날 밤의 곤욕은 부모들이 왜 자기 딸 물장사 절대 안시키려 하는가에 대한 해답 그 자체다.
강제로 2차를 강요당하고 그걸 거절하다가 술시중의 실수를 시비삼아 뺨이라도 한대 맞으면 눈물이 찡∼한다. ‘케네디’를 할때는 동업자인 남자가 이점을 최대한 커버해 줬다.이상하게 그는 굵직한 어깨들과 친해서 주먹들의 출입은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왕’마담으로 1년간 손님들에게 얻어맞은 숫자는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그녀가 그런 어두운 회상을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톡’쳐댔다.
"한국분이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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