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통신] 사랑의 징검다리
기사입력 1996년 09월 10일 14시 29분
## "∼야 사랑해" "결혼상대자 구합니다" 구혼 메시지 봇물 "지혜야. 나는 너에게 마지막 남자가 될 것이고, 너는 나에게 마지막 여자가 될거야. 운명은 정해진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라 생각해. 난 너를 사랑하는 중이야. 그리고 영원히 사랑할거야." 컴퓨터 통신을 통해 공개 구혼을 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컴퓨터 통신 가입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일반 게시판을 이용할 경우 게재 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고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최석환군(외국어대 무역학과 2년)은 "자주 이용하는 동호회 게시판등을 통해 애인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며 "예전에는 축하와 감사의 메시지가 주를 이뤘으나 요즘에는 공개 구혼으로 이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들어 컴퓨터 통신상의 공개 구혼을 전담하는 IP업체가 생겨난 것도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난달 15일 에 개설된 `어필'의 경우 서비스 시작 한달도 안돼 100여명이 넘는 남성들이 공개 구혼 의사를 표시했다. 2만원의 게재료를 받고 있으나 구혼의 내용을 담은 절절한 텍스트는 물론이고 구혼자의 프로필과 사진, 음성까지 속속들이 담을 수 있어 신청자가 줄을 잇고 있다고. "컴퓨터 통신 공개 구혼을 통해 결혼까지 골인했다"는 충북 진천 (주)범한냉동의 최민호씨는 "첫 프로포즈를 만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했다는 것이 아내에게 색다른 감동을 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컴퓨터 통신을 통한 공개 구혼 붐은 본지와 일부 여성잡지등 인쇄 매체를 중심으로 시도된 것이 신세대 매체로 옮겨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 컴퓨터통신망을 통한 공개 구혼은 한편 인터넷을 통한 공개 구혼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웹 디자이너 임은진양(26)은 "국내 컴퓨터 통신망을 이용한 공개 구혼은 한국어권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단점이 있는만큼 전세계인 앞에서 결혼상대자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등장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