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의 마술사] 포커
기사입력 1996년 09월 07일 15시 25분
2차대전의 영웅 아이젠하워는 5성장군을 거쳐 미국대통령을 지냈다.
그런데 아이젠하워 장군이 소령 계급장을 무려 16년간이나 달고 있었다는 사실을 독자 여러분들은 알고계실까?
오랜 소령시절 고문관 소릴 들어가며 얼마나 많은 수모를 겪었을까. 좌절하지않고 군 최고봉인 별5개를 달고 나아가 대통령까지 했으니 시사하는 바가 크지않을 수 없다.
만약 누군가가 출세의 비결을 묻는다면 아이젠하워는 이렇게 대답하리라.
"기회는 온다. 참고 기다리며 맞이할 준비를 하라."
이 말은 포커의 명언이기도 하다.
아무리 패가 꼬인다고 아우성을 쳐도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법. 문제는 찾아오는 기회를 내쫓지 않도록 어려운 때를 슬기롭게 넘어가야 한다.
조금 잃었다고 조급한 마음으로 무리한 플레이를 반복하면 기회가 오더라도 회복을 못하는 것이다.
국내 손꼽히는 유명인사의 조카인 유모씨는 포커판의 `아이젠하워'. 기회를 기다리는 자세만큼은 오히려 아이젠하워의 할아버지급일는지도 모르겠다.
일화 한가지. 유씨는 그날따라 처음부터 게임이 안풀려 고전의 연속이었다. 가랑비를 피하기에도 정신이 없던 유씨가 판이 거의 끝나갈 무렵 마지막으로 큰 승리를 거두었다.
판을 구경만 하던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면서 유씨에게 물었다.
"한 판 밖에 못이겼으니 피해가 컸겠구만?" 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유씨는 "무슨 소리, 난 잃지않았다. 큰 판이 시간적으로 조금 일찍 찾아왔다면 오히려 한참 땄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라고 응답.
초보자라면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계속되는 가랑비에 깜짝 놀랄 것이다. 그러나 강자라면 그 순간에도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장대비에 대비하는 여유를 가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