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권]○조훈현9단●최명훈5단 ♣
기사입력 1996년 09월 05일 15시 25분
제 8 보
(114~150)=외길. 그러나 조 9단이 의도한 외길이다. 최 5단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이끌려가는 셈.
백 122 때 흑 1로 젖히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백 2 이하 수상전인데 백 12까지 흑이 1수 부족이다.
백 138까지 전보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대중앙 경영의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흑은 139로 귀의 백을 잡기는 했지만 후수라는 게 뼈저리다. 백 140까지 든든하게 선수행사하고 백 142로 중앙 출구를 봉쇄. "아예 못질을 하는구만…."
검토실 기사들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못질'. 백 144, 146 그리고 150까지 거대한 중앙의 설원의 울타리가 완성된다.
순리대로 만들어진 대설원. 호쾌한 세력바둑, 이른바 `우주류'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다케미야 9단의 궁극적 목표인 `자연류'란 이런 것이 아닐까.
검토실이 몇차례 감탄하는 사이에 승부는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바둑화제. 21세기 바둑의 메카는 한국이다. 1백년만에 한명 나올까 말까 한다는 천재 조치훈, , 이창호를 동시대에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근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데 다섯살바기 바둑천재가 또 나타났다. 지난 8월 한국기원에서 주관한 두차례의 전국규모 어린이 바둑대회 유치부에 출전, 우승을 차지한 전준학 어린이가 그 주인공이다. 바둑을 배운지 1년만에 아마 4단의 수준이 되었다면 조치훈, 의 어린 시절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기재다. 장래 희망을 묻는 질문에 `이창호 9단을 이겨서 큰 장난감(우승 트로피?)을 갖고 싶다'고 했다니 기쁘게 지켜볼 일이다.
120…116, 121…107, 14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