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원] 흔들린다
기사입력 1996년 09월 05일 14시 54분
**최근 살얼음 구원…끝내기 보크로 '사고' 기어코 일을 내고 말았다. 현대 마무리 정명원(30)이 왜 이러나.
지난 4일 잠실 전에서 끝내기 보크를 저질러 최근 `물음표'가 계속되던 아슬아슬하던 행보에 `느낌표'를 찍었다.
잘 나가던 페이스에 제동이 걸린 것은 지난달 중순쯤.
4연속 세이브를 올리며 한화 과 구원부문 선두를 다투던 정명원은 오른쪽 장딴지 근육통으로 열흘이나 벤치에 앉아있어야 했다.
그 여파로 아직까지 컨트롤이 안되는 등 피칭밸런스가 잡히지 않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야수비도 불안감을 돋우는데 큰 몫을 했다.
지난달 20일 인천 한화전에서는 연장 12회초 내야수들이 평범한 플라이를 놓쳐 점수를 내주자 `홧김에' 신인 홍원기로부터 2점짜리 홈런까지 맞았다.
29일 마산 롯데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6-2로 앞서던 7회초 등판해 팀을 `지옥의 문턱'에 밀어넣었다.
9회말 번트타구 2개를 포수와 내야수들이 각각 처리해주지 못하자 갑자기 페이스가 흐트러지며 6-5에 1사 만루까지 몰린 것.
평범한 내야땅볼을 2루수가 놓치는 바람에 동점을 내준 31일 인천 쌍방울전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경기가 되풀이 되자 정명원은 자신을 잃어버린 듯 하다.
"할 말이 뭐가 있겠어요. 어디에 숨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 `유명한' 성질을 간신히 억누르는 표정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코칭스태프는 베테랑다운 `평정심'을 찾아 주기만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