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준비] 뛰는 일본 걷는 한국
기사입력 1996년 09월 05일 14시 14분
**日, 집행위원국과 활발한 접촉 기선 제압 **12월 공동개최안 상정 적극 대응 전략 시급 `일본은 황새 걸음, 한국은 뱁새 걸음.'
한국이 2002년 공동개최안 마련을 앞두고 일본의 `큰 걸음'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같은 긴장감은 지난 8월말 유럽 특사로 파견돼 () 집행위원국들을 순방하고 돌아온 월드컵 준비기획단 자문위원들의 보고서에서 표면화됐다.
교수(전 언론홍보대학원장)등 자문위원 2명은 3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월드컵 개최지 결정 이전과 마찬가지로 집행위원국들과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며 적극적인 대응전략 수립을 촉구한 것으로 5일 밝혀졌다.
이런 와중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30일 제프 블래터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오는 11월6일로 연기된 2차 스터디그룹(워킹그룹)회의를 당초 계획대로 9월24일로 앞당길 것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한-중 국가대표정기전(25일)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했다가 의외로 시기가 너무 늦춰지자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카네도 수석부회장(멕시코)과 마타레세 부회장(이탈리아) 블래터 사무총장(스위스) 등 스터디그룹 멤버들이 모두 일본통(通)이어서 이들과의 협의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한국으로선 일격을 당한 셈이었다.
는 스터디그룹 회의를 거쳐 오는 12월8일 바르셀로나의 집행위원회에 처음으로 공동개최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스터디그룹에 참여하는 한-일 양국 실무위원의 규모에 대해서도 일본측의 의사가 그대로 수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는 지난 7월 1차 스터디그룹회의를 통해 2차회의부터 한-일 양국 각 3명씩의 실무자를 포함시키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일본의 요청으로 5명으로 확대했다는 것.
월드컵 공동개최 결정 직후 오구라 준지 사무총장, 나가누마 겐 축구협회장, 가와부치 사부로 J리그 회장 등 5명을 스터디그룹 멤버로 잠정 결정한뒤 역할 분담을 통해 와의 의견 개진을 준비해오던 일본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도 와의 창구역을 담당할 실무위원조차 선정하지 못한채 `높으신 분'의 뜻만을 기다리고 있어 대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