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허벅지 근육파열
기사입력 1996년 09월 03일 17시 39분
## 멍 안풀릴땐 일단 의심 운동선수에 대한 체벌이 종종 문제가 되곤 한다. 물론 미워서 때리는 것이 아니라 잘 하라는 의미에서 체벌을 하는 것이지만 이 때문에 부상을 입기도 한다. 흔히 체벌에는 보통 두 손바닥을 땅에 대고 엎드린 자세에서 엉덩이를 맞는 경우가 많다. 이때 엉덩이를 맞으면 별 위험이 없지만, 빗나가서 허리나 엉치에 맞거나 드물지만 허벅지를 맞았을 때 부상이 생길 수가 있다. 단체기합을 받고 두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허벅지에 생긴 퍼런 멍이 풀리지 않고 계속 아프다며 찾아온 고교생이 있었다. 그동안 치료도 받았는데 여전히 걷기에 불편하고 쪼그려 앉을 수는 없고 허벅지에 옷이 닿기만 해도 쓰리고 아프다고 했다. 진찰을 해보니 상태가 심각했다. 부기 때문에 양쪽 허벅지 둘레가 10여㎝ 이상 차이가 났고 푸른빛과 자주빛이 섞여서 푸르죽죽한데 고무마냥 탱탱했다. 엑스레이 상에 뼈에 금이 갔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지만 컴퓨터 체열 사진을 분석한 결과 허벅지 안에 심한 염증이 진행되고 있었다. 근육과 신경의 상태를 알아보는 전기진단학적 근전도 검사에서도 근육에 이상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결론은 단순한 멍이 아니라 허벅지 근육의 일부가 파열된 내출혈이었다. 멍든 걸로 생각하고 뜨겁게 찜질하면서 사우나에서 심하게 지압을 한 것이 오히려 상대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 셈이었다.
치료는 파열된 근육을 치료하기 위해 이온화 약물을 투여하면서 물리치료와 얼음찜질을 하며 하이바미트 마사지법으로 근육 섬유 안의 내출혈을 세심하게 제거했다. 하루 하루 멍이 없어지면서 부기가 빠지고 근육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했기 때문에 3주 치료를 받고 나서야 겨우 팀에 다시 합류해 운동을 할 수 있었다. < 전영순·재활의학과 전문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