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안경현] 전천후 수비, 하위타선 핵
기사입력 1996년 09월 01일 15시 30분
타석에 섰을 때 `이름'으로 투수를 제압하는 타자가 있다.
그런가 하면 스타급은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서 만나도 상대 투수들의 머리털을 쭈佯 서게 만드는 `실세' 타자도 있다.
OB `약방의 감초' 안경현(26)이 바로 후자에 속하는 선수다.
요즘 OB는 안경현이 빠지면 공-수 어느 한곳도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다.
공격에서는 5,6번을 맡아 면돗날 같은 방망이를 휘두르며 3루와 유격수를 오가는 폭넓은 수비도 든든하기 그지없다.
지난달 31일 잠실 삼성전은 공-수 양면에서 안경현의 확실한 팀공헌도가 잘 드러난 경기였다.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4회말 2사 1,2루에서 방망이 중심에 정통으로 맞은 좌전적시타를 터뜨려 1타점을 올렸다.
이처럼 3,4번을 무사히 넘겨 한숨 돌린 상대가 복병인 6번 안경현에게 일격을 당하는 것은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다.
5회초 수비때는 유격수 전형도가 런다운 플레이를 하다 주자와 함께 넘어져 왼쪽 손목을 다치자 황일권이 교체됐지만 곧 어이없는 실책을 범해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그러자 안경현이 3루수에서 유격수로 황일권과 자리를 맞바꿔 금세 들뜬 내야를 안정시켰다.
최근 5경기에서 안경현의 성적은 18타수 7안타로 타율 3할8푼9리와 2타점.
비록 1일 현재 타율은 2할4푼7리(372타수 92안타)에 불과하지만 숫자로 표시된 성적은 그에게 별 의미가 없다.
< 박진형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