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연맹전] 대학축구‘부경 회오리’ ♣
기사입력 1996년 08월 31일 13시 41분
96 가을철 대학축구연맹전에 `완전 무명'의 부산 가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전 엔트리 14명으로 38개 출전팀중 최소인원.
게다가 2명은 각각 허리와 허벅지를 심하게 다쳐 깁스 상태에 있고 유일한 교체요원인 나머지 1명마저 다친 다리의 깁스를 푼지 불과 수주일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GK도 단 1명뿐으로 교체는 엄두도 못 낼 형편이다.
그러나 이런 팀이 대회 초반 봄철연맹전 우승팀 와 2대2로 비기며 폭풍을 예고하더니 지난달 26일엔 `호화멤버' 를 1대0으로 꺾고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 30일엔 강호 마저 1대0으로 제압,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름조차 생소한 가 탄생한 것은 고작 57일전.
지난 7월6일자로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가 통합되며 종합대로 승격, 란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된 것. 축구부는 기존의 부산공업대 축구팀을 근간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최근 통합되기 전까지는 심각한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전신인 부산공업대는 산업대학으로 개방대학 체제.
그런데 `개방대학은 체육특기자를 받지못한다'는 규정에 묶여 지난 2년간 선수 스카우트를 전혀 하지못했다. 이번에 출전한 선수도 모두 3,4학년으로 1,2학년은 단 1명도 없다.
결국 축구부 폐지는 당연한듯 보였으나 부산수산대와 통합하며 극적으로 회생했다. 지난 89년 동아리형식으로 닻을 올린 축구부는 90년부터 박영태 감독(49)이 정식으로 취임하며 기틀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박 감독은 70년대 중반 실업 에서 선수생활을 한 후 프로개막과 동시에 팀의 코치를 역임한 축구인 출신. 창단 4년만인 93년엔 춘계대학연맹전서 와 를 연파하고 4강까지 오르는 `깜짝 돌풍'을 연출했던 승부사이기도 하다. "8강진입은 투지와 파이팅으로 똘똘뭉쳐 일궈낸 값진 쾌거"라는 박영태 감독은 "축구부가 극적으로 살아나면서 선수들의 발걸음이 가벼웠던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박영태 감독은 "이젠 선수 스카우트도 제대로 해 봐야죠"라며 의욕을 불태운다.
흡사 긴 암흑의 터널에서 극적으로 탈출구를 찾은 사람처럼 박감독의 입가엔 행복한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