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 종교로 승화된 사랑의 선율
기사입력 1996년 08월 29일 15시 21분
**올리비에 메시앙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국내 초연 쉼없는 음악적 도전을 펼쳐온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구도(求道)하는 음악을 세상에 피워낸다. 늘 새로운 레퍼토리로 탁월한 작품해석과 기량을 확인시켜온 백씨가 지극한 신앙심과 음악적 깊이를 표현한 올리비에 메시앙의 대곡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의 국내 초연무대를 마련하는 것.
특히, 한누리예술기획에 의해 초청, 특별연주회를 갖는 백씨는 일반공연장이 아닌, 축성 100주년을 2년 앞둔 명동성당을 빌려 9월2, 4, 6일 3차례 전곡 연주회를 열어 음악과 종교, 음악과 일상의 소통을 진지하게 실험, 관심을 더한다.
장장 2시30분이 소요되는 메시앙의 `아기예수…'은 세계적으로도 몇 안되는 피아니스트들이 완주한 까다로운 피아노 독주곡.
신 성모 천사 시간 침묵 종소리 등 종교적 주제를 다양한 음형으로 상징화시켜 인간과 자연에 대한 탐구와 사랑으로까지 확산시키는 이 작품은 리드미컬한 , 복조, 비영행 리듬 등 표현이 변화무쌍한 조화를 펼쳐 상당한 기교와 노력을 요구한다.
라벨, 라흐마니노프, 멘델스존, 스크리아빈 등 방대한 레퍼토리를 섭렵해온 백씨는 비공연장에서의 까다로운 곡을 의도적으로 선택, 삶을 끝없이 순화시키려는 음악의 본질을 일반인들에게 폭넓게 확인시켜주려하는 것이다.
백씨의 더욱 깊어진 명성을 확인하는 것도 볼거리. 프랑스 3대 음반상 중의 하나인 `황금의 디아파종상'을 92, 93년 연속 수상한 이후 "겸허하며 순수한 자세로 인간과 자연 속에서 호흡하고 음악을 통해 더욱 진실하게 살아간다는 삶의 의지를 펼친다"는 평을 듣고 있다.
공연은 오후 7시. 공연문의 518-29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