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인간기중기' 이장원
기사입력 1996년 08월 19일 15시 18분
`인간기중기' 이장원(李章源20한보).
체중 185㎏으로 현역은 물론 한국의 역대샅바꾼 가운데 최고의 덩치를 자랑하는 그의 `넓은 엉덩이'탓에 씨름연맹과 소속팀인 한보의 관계자들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그가 오는 31일 호주 에서 벌어질 `호주 천하장사씨름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현재 운항되고 있는 항공기의 좌석크기로는 엉덩이의 폭이 80㎝나 되는 그를 앉힐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항되는 항공기의 좌석폭은 일반석에 해당하는 `이코노미'가 17.2인치(43.7㎝), 그리고 2등석인 프리스티지와 1등석인 퍼스트클래스는 각각 19.5인치(49.5㎝)와 20.2인치(51.3㎝)다.
셋다 이장원을 편안히 `모시기'에는 턱없이 작은 크기다.
물론 좌석과 좌석사이에 있는 팔걸이를 들어올리면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항공기의 기종에 따라 이 팔걸이가 고정돼 있는 것이 많다는게 항공사측의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그는 까지의 10시간에 가까운 비행시간동안 항공기의 복도나 빈공간에서 쭈그리고 앉아 가야한다.
실제로 그는 지난 겨울 진주 전지훈련에 합류하기 위해 처음으로 국내선 항공기를 이용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팔걸이가 고정돼 있는 항공기여서 약 40분간을 항공기 맨 뒤의 화장실옆에 간이의자를 갖다놓고 간 적이 있다.
그러나 비행시간이 이의 15배가 넘는 이번 같은 경우에는 사정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씨름연맹과 한보씨름단에서는 대한항공측에 이장원이 편하게 앉아갈 수 있는 `특별시트'나 팔걸이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된 항공기를 특별 배정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체구가 크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씨름이기는 하지만 큰 체구탓에 이같은 곤욕을 치러야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하기야 `천하의 거구'들이 모두 모였다는 일본스모판에서는 이같은 경우가 자주 생긴다.
일본스모협회는 체중이 288㎏인 고니시키(小錦·36)와 240㎏의 아케보노(曙·27) 등이 외국에 나갈 경우 미리 항공사에 부탁해 기존좌석을 일부 개조해 체구가 비정상적으로 큰 이들이 반쯤 누운 상태(半臥)에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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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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