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듬직한 안방마님
기사입력 1996년 08월 18일 13시 55분
## 체력훈련 효험… 최근 5경기 3할1푼 `오리' (28)의 날개가 축축이 젖어있다. 어느새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올시즌을 붙들고만 싶다. 는 한국 간판포수를 대물림 받은 장본인이다. 80년대 삼성 에 이어 90년대는 그의 `전성시대'였다. 신인이었던 90년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것을 비롯, 93년 이후 최근 3년 연속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연봉도 8천만원으로 8개팀 포수 가운데 최고다. 그러나 올시즌 17일 현재 성적은 타율 2할4푼7리에 홈런 11개. 포수로 부끄러운 성적만은 아니지만 4년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은 안심할 수가 없는 처지다. 16일부터 3연전을 벌인 롯데 의 타율 3할2푼과 홈런 10개와 비교해 봐도 고개가 숙여진다. 그래도 그가 위안을 삼는 부분은 있다. 팀이 치른 100경기 가운데 98경기에 나간 점이다. 최근 3년연속 `가을축체'에 참가해 왔던 는 의 체력 때문에 시즌 막판 늘 살얼음 위를 걸었다. 90~100경기 전후로 급격히 힘이 떨어져 팀 전체가 비틀거렸다.
올시즌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어렵게 됐지만 체력만은 탄탄하다. 방위 복무를 마치고 지난 겨울 제대로 된 체력훈련을 해낸 덕이다. 이미 내년시즌에 대비에 들어간 로선 달가운 일중의 하나다.
어느새 선발타순의 최고참이 된 는 최근 5경기서 타율 3할1푼3리(16타수 5안타)의 좋은 타격을 보이고 있다. 웃는 얼굴로 투수들을 독려하는 파이팅에도 변함이 없다.
유난히 가슴 시린 시즌을 보내곤 있어도 `안방마님' 의 모습은 여전히 듬직한 모습 그대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