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색 프로포즈 엽서팅♣
기사입력 1996년 08월 16일 14시 22분
**"디자인좋고 내용코믹할수록 성공확률높아" **만화배우기-다양한 엽서수집 유행 조세영군(21.D대 3년)은 "고지식한 것으로 치부되던 엽서가 신세대의 오작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서 "친구들 가운데는 멋있는 엽서를 여러장 갖고 다니며 상대방에 걸맞는 디자인을 내밀어 프로포즈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퇴짜'를 맞은 경우도 있지만 `품위'있게 서신을 주고 받는 게 깜찍하고 젊은날의 초상을 담은 하나의 기념품으로서도 엽서는 수집가치가 있다는 게 조군의 얘기.
이런 사랑의 엽서는 자신이 직접 전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서빙하는 웨이터들이 대신하고 있으며 서신이 코믹할 수록 부킹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에 만화배우기 열풍까지 불고 있다. 이런 엽서팅이 유행하면서 유명 카페나 레스토랑에서는 아예 엽서를 비치해 놓고 손님들이 무료로 가져가도록 하는 등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서울 부근에서 스포츠카페 퓨레를 운영하고 있는 최용종씨는 "수백장의 엽서를 갖다 놔도 며칠이면 다 없어진다"면서 "일부 인기 디자인은 갖다 놓기가 무섭게 없어져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일부 업체에서는 젊은이들의 이런 복고풍에 편승, 각 기업광고를 담은 엽서를 대량으로 제작해 카페는 물론 미장원 등 젊은이들이 가는 `길목'에 놓아 맘껏 가져가게 하는 등 새로운 광고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엽서광고전문업체인 애드 랙스의 경우 쿠페, 랄프 앤 로렌 등 젊은이 취향의 상품광고가 실린 엽서 30여종을 다량 제작, 서울 시내에만 220여군데의 카페 등에 뿌려 선풍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애드랙스의 박상영이사는 "광고엽서가 산뜻한 디자인의 엽서를 찾는 신세대 젊은이들의 기호와 맞아 떨어져 기대이상의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매주 각 가맹점에 들러 가져간 엽서를 보충해 주고 있는데 더 많이 갖다 달라고 아우성"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