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재박 감독 '신통력' 제갈공명 뺨쳐
기사입력 1996년 08월 14일 15시 02분
재수가 좋으면 악재도 호재가 되는 법.
현대 감독이 `제갈공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13일 전주 쌍방울-현대전에서 1회초 현대 공격이 끝난뒤 갑자기 천둥을 동반한 폭풍우가 쏟아졌다.
생각할 것도 없이 김양경주심은 노게임을 선언했고 양팀 덕아웃은 희비가 갈렸다.
쌍방울 감독은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고 현대 감독은 빙긋이 웃음을 지은 것.
다름아닌 쌍방울은 이날 선발인 을 비롯해 기둥투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반면 현대는 이외에 정민태 등 주전들이 모두 빠져 있었던 것. 더욱이 은 1이닝을 던진데 반해 는 단 한개의 공도 뿌리지 않아 그만큼 이튿날 등판에 지장이 없었던 것.
그러나 폭풍우는 `여시' 감독의 주가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지난주 김감독은 선두 해태를 따라잡기 위해 정민태 등의 등판일정을 하루씩 앞당기는 초강수를 띄워 5승1패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번 쌍방울전 선발로테이션이 어긋난 것은 불보듯 뻔한 일.
그러나 때마침 북상중인 태풍 `커크'로 전주 3연전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김감독의 무리수는 한순간에 `여우의 재주넘기'로 돌변한 셈. "김감독은 기상학을 공부한 모양"이라는 어느 야구인의 덕담을 들은 김감독은 대답 대신 의미심장한 웃음만 지을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