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콤 최정식 PD] '나만의 시간'엔 소설가 변신
기사입력 1996년 08월 13일 16시 50분
**'가야금...' 소설-음반 동시발매
최근 발매와 함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장편소설 `가야금과 피아노를 위한 슬픔'(도서출판 문화문고)의 저자는 엉뚱하게도 `광고쟁이' 최정식씨.
3편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제목처럼 가야금과 피아노 소리가 어우러진 사운드트랙 앨범(도레미레코드사)까지 동시에 펴내 글과 소리의 어우러짐이란 독특한 스타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칭 타칭 신세대 광고인으로 통하는 저자 최정식씨(32)는 지난 3년간 소설만들기에 몰두, 결혼도 미룬 광고대행사 오리콤의 7년차 오디오 PD다.
-작가라 불러야 하나 아니면 소설가라는 호칭이 더 좋은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선 분명 광고인이지만 내 개인적인 시간에만은 소설가로 일하고 싶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3년의 주말을 내 오피스텔에서 이번 `가야금'에 쏟아부었다. 투자한만큼 얻은 결과가 만족스러워 기쁘다.
-작품에 대한 문단의 평가가 엑설런트로 나타났다.
영화적인 플롯에 음악적인 러브테마를 덧칠한 색다른 점이 어필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우리 인생이 미국영화, 미국음악에 너무 익숙해가고 있는데 대한 반발심이란 `민족주의'가 가장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포인트 아닐까.
-음악과 소설, 마치 영화를 의식하고 쓴듯한 인상이다.
당연히 영화를 의식했다. 철 들고 가장 먼저 접한 성인문화도 영화고 지금도 영화는 빠지지 않고 본다. 다만 기존의 시나리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시나리오를 영화화한 다음 영화음악이 만들어지지만 나는 이 작업을 처음부터 병행해 영화를 위한 음악, 음악을 위한 영화 소설을 썼다는 점이다.
-감독 제의를 받는다면.
감독은 아무나 하는가. 다만 뮤직디렉터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나 갖고 있다.
-글속에 언뜻 언뜻 눈에 띄는 역사관이라든가 제목에 깃든 가야금 등의 단어가 의미심장한데.
지난날 우리 선조들이 감내했던 역사를 후손들이 너무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근대화, 서구라는 단어 뒤에 소리없이 희생된 많은 것들을 더듬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게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