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애완견 수난의 계절 ♣
기사입력 1996년 08월 06일 15시 11분
## 불볕더위에 냉방병… 열사병… 서울 중구 필동 애견종합병원의 경우 무더위가 시작된 7월이후 냉방병에 걸려 찾아 오는 애완견들이 하루 평균 10여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 병원 윤신근원장은 "냉방병에 걸려 감기 증세를 동반한 애완견들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한낮의 무더위와 열대야가 계속되는 이달 중순까지 이런 증세로 병원을 찾는 환견(患犬)들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목동 동물병원에도 냉방병 증세를 호소하는(?) 견공들이 하루 3~4마리에 이르고 있으며 강남구 도곡동 동물병원에는 하루 1~2마리의 애완견들이 찾고 있다. 냉방병에 걸린 애완견들은 재채기를 자주 하고 식사를 잘 하지 않으며 축 처져 있는 게 특징. 따라서 처음에는 감기에 걸린 줄 알고 동물병원을 찾았다가 냉방병이란 진단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생후 6개월된 치와와를 기르고 있는 윤정혜양(21.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날씨가 더워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켜 두고 있는데 갑자기 밥도 잘 먹지 않고 축 처져 있어 여름을 타는 것으로 여기고 동물병원을 찾았더니 냉방병에 걸렸다고 해 놀랐다"고 말했다. 또 휴가철을 맞아 자동차를 타고 함께 장거리 여행을 하다가 찬 에어컨 바람을 너무 오래 쐬어 냉방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개들이 사람보다 냉방병에 잘 걸리는 이유는 선천적으로 기온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 반대로 에어컨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애완견들은 열사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특히 열대야 현상으로 뜨거운 밤이 계속 되면서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헉헉대다가 질식 상태에 빠지는 것. 목동동물병원 박성원원장은 "차안에 개를 오래 놔 두거나 휴가를 가면서 방 문을 꼭 닫아 놓았다가 질식 상태에 빠져 응급실에 실려오는 개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