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방송' TV평] 기대 못 미친 애틀랜타 중계
기사입력 1996년 08월 05일 14시 10분
**수준이하 해설-말뿐인 분담원칙-화면불량 애초에 종합 5위를 한다느니, 금메달 15개를 딴다느니 했는데 그것보다 반절도 안돼서 실망한 것은 아니다. 아쉽긴 하지만 `양궁'의 2관왕 김경욱도 있었고, 그 어려운 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은메달을 따 막판에 유종의 미를 거두며 우리를 달래주었다.
그런데 이번 SBS 방송 3사를 통해 중계된 올림픽방송을 보면 성적 이하의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우선 방송요원들의 준비부족이다.
방송 3사에서는 올림픽합동방송단을 구성해 무려 2백56명이란 대규모 인원을 애틀랜타에 보냈다. 물론 16일간의 전일중계를 하는 뉴스를 포함한 중계방송을 위해서다. 그런데 매 게임마다 캐스터들은 자막에 오른 선수의 이름 알파벳을 그것도 서툴게 읽기에만 바빴고, 메달유망주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주지 못했다.
여자체조나 다이빙의 경우 우리의 메달후보가 없어 공부를 등한시 했는지는 몰라도 옆에 있는 해설자마저 연기가 좋다느니 실수했다느니 하며 뻔한 얘기만 했다.
더욱 큰 실수는 순위마저 뒤바뀌는 경우다. 후반에 방송된 육상경기를 중계할때는 미국 캐나다 자메이카등 육상강국의 선수를 운운하며 1위가 누군지 2위가 누군지 허둥대며, 나중에 기록표가 나와서야 `그게 아니군요'식의 정정을 하는등 시청자가 무안할 정도의 실수투성이었다.
방송행태도 문제다. 당초 세 방송사가 종목을 나누어 방송한다고 했는데 이 분담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한국팀의 주요경기는 어느 방송사도 놓칠 수 없는 게임이겠지만 똑같은 화면에 똑같은 목소리를 그 비싼 위성을 통해 세 채널에서 보아야한다는 것은 솔직히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현지사정이라고는 하지만 당초 강조한 `스테레오음향에 선명화질'은 커녕 한창 중계하다 끊어지는 정전사고까지 한몫 거들어 시청자들을 더욱 짜증나게 했다.
이같은 마당에 중간중간 있음직한 경기외적인 올림픽 스타들의 뒷얘기와 인간드라마같은 심도높은 프로는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예상치않은 선수가 나와 해설을 못했는지 모르지만 차제에 큰 국제게임 중계행사때는 캐스터등 방송인력의 충분한 공부와 훈련이 선행되어야 하며, 방송사의 분담 중계원칙은 꼭 지켜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