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소설> LOVE LOVE LOVE..........이규형(56)
기사입력 1996년 08월 01일 16시 27분
///////// 방송국은 울지 않는다 (6) //////////. 그는 초콜릿을 먹지 않는다. 초콜릿이 그녀를 데려갔다. 윤지희는어느날 초콜릿 모델공모에 나갔고 그 이후 달콤한 인생항로를 날게 된다. 고 3때 초콜릿 CF모델을 한 그녀를, 연예계의 소문난 매니저가 확실하게 찍었다.
그 이후 19세의 나이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청소년 드라마에서 히로인으로 부상했다. 그렇게 인기스타대열에 들어섰다. 그럴 즈음에 돌아버릴 지경으로 격분한 것은 삼수생 정현표.
그가아무리 만나려고 해도 대통령부인 만나는 것보다 더 힘들어진 여자애, 그녀는 불과 몇달전만 해도 시외버스 타고 나가 벌판에 핀 들꽃사이에서 장시간의 키스를 했던 애인이다. 대학을 일찌감치 포기했던 그녀는 말이 고3이지 가고싶은 곳, 하고 싶은 것은 다하는 준 사회인이었다.
놀기 위한 용돈을 벌기 위해 일찌감치 저녁부터 밤까지 하는 고급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현표는 학원비, 교재비를 까먹으며 그녀와 데이트를 해대는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그녀가 철새처럼 날아간 것이다. 초콜릿 바람을 타고...뭐 어찌 생각하면 그의 인생을 좋은 쪽으로 역전시킨 사건이기도 했다. 거의 입시과목들의 공식이 혼미해져 있던 그에게 정신이 번쩍 드는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반년간을 거의 악으로 공부했다. 대학가면 너보다 이십배쯤 예쁘고 너보다 사십배쯤 지적이고 너보다 칠십배쯤 의리있는여자애를 사귀리라. 그렇게 해서 들어간 대학이었지만 그는 살면서 솔직하게 윤지희보다더 예쁘고 키스 잘 하는 애를 만나지 못했다. 정현표가 그녀와 다시 부딪치게 된 건 방송국 밥을 먹게 되면서부터였다. 귀신잡는 AD란 별명이 붙은 건 일단 그가 해병출신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실제로는 귀신처럼 섭외를 잘해 오는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쟁쟁하게 이름난, 내로라 하는 인기인들이 정현표가 섭외하면 거의 성공했다. 그래서 드라마국 PD들은 기를 쓰고 현표를 끌어들인다. 자신의 능력으로 안되는 캐스팅 능력을 AD가 갖고 있다면 더 이상의 조건이 없다. 그런 귀신잡는 섭외능력은 그가 군시절 경험한 노하우에서 나왔다. 정보, 작전과에서 일했던 그의 결론을 승부수라는 것이 용병술과 공격적 사고방식에 있다고 믿고 있다. 사회적으로 풀면 인맥을 어떻게 이용하고 얼마나 용기를 갖고 일에 부딪치는가라고 할수 있겠지만 지난 AD생활 4년동안 `귀신잡는 AD'라는 이니셜이 적힌 그의 카드를 안받은 연예인이 있다면 그(또는 그녀)는 정말 별볼일 없는 연예인이라 생각해도 무리가 없다. 빨리 직업을 바꾸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는 자신이 저장해 놓은 컴퓨터 데이터 속에 연예인을 비롯해 대중문화 스타들의 생일을 철저히 챙긴다. 아침이면 틀림없이 이번주 인물을 체크하고 꽃과 케이크를 보내는 생활을 4년간 하고 있다. 직접 정성들여 카드를 쓰고 단골 꽃집과 케이크점에 며칠전 연락해 놓으면 틀림없이 생일날 아침 배달이 된다. 그 카드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씌어져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