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무정]<제18화> 애욕의 소용돌이(50) ♣

기사입력 1996년 08월 01일 16시 04분


**"그대를 용서할 수 없다" "총관의 정체를 마저 폭로 시켜야지요." 충격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청죽생의 안색이 순간적으로 참담하게 변하였다. 그녀는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다. 청죽생의 진면목을.

일심부주만이 얼떨떨한 얼굴이었다.

"총관의 정체라니?"

모용추는 가차없다.

"그는 청국에서 파견한 첩자예요."

묵양대인은 몹시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얼굴. "총관이…? 그럴 리가? 혹시 사매가 잘 못 알고 있는게 아니오?"

청죽생은 빠르게 평정을 회복하고 있었다.

"모용소저께서는 알고 계셨군요. 언제부터였습니까?"

"추월야접의 등장 때부터… 의심이 갔소."

"아…!"

청죽생은 가볍게 탄식을 토해냈다. 역시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추월야접을 구하기 위해 무리한 수를 사용 했었지 않은가.

모용추가 물었다.

"그녀를 살리기 위해 금강실혼인을 동원 했었죠. 그래서 수하들을 죽였죠?"

청죽생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제 분노한 사람은 일심부주였다. 그러한 일체의 내막을 보고 받은바 없는 부주.

"그대를 믿었었다."

"믿음이 전부 진실은 아니지요."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가?"

청죽생은 모든걸 포기한 사람 마냥 웃었다.

"핫하… 부주께서는 내 입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만일 그렇다면 더 이상 묻지 말아 주십시오."

모용추의 안색이 서릿발처럼 변하였다. 그녀는 이미 모든 사실을 간파하고 있다는 듯이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난 이미 알고 있어요. 청국의 왕녀 아비라가 당신을 보냈지요?"

청죽생은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과연 모용추는 무서운 여인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시린 음성이 울렸다.

"당신은 자백해야 할거예요."

청죽생은 두려워 하지 않았다.

"나는 언제나 준비를 하고 있었소."

"금강실혼인은 어디로 갔소?"

"그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소."

"아비라왕녀에게 넘겼겠지."

언제나 그녀의 추측은 무섭도록 정확했다. 일심부주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거구의 몸짓에서는 처절한 살광(殺光)이 쏟아져 나왔다.

"용서할 수 없을것 같다."

일심부주의 금나수(唐拏手)가 뻗어왔다.

그는 매우 부드럽게 손을 내민 것으로 비쳐졌지만 실상은 매우 빠르고 위맹했다. 청죽생의 손목을 단번에 움켜쥐려는 속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