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조 올림픽 출전사] 88올림픽서 박종훈 첫 銅
기사입력 1996년 07월 30일 14시 47분
이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은메달 획득도 한국체조사에 하나의 커다란 획을 그은 쾌거다.
36년간이나 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했던 한국체조는 극심한 메달가뭄으로 신음해 왔다.
세계정상과 현격한 격차를 유지하며 그나마 자위할 수 있는 것은 88 서울올림픽과 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건진 2개의 동메달.
체조가 올림픽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스포츠이고 또 금메달도 16개나 걸려있어 나라마다 앞을 다투어 선수들을 육성한 까닭에 그만큼 `후발국'인 한국이 `선진국'의 자리를 비집고 메달을 따내기란 여간 힘들지 않았다. 강산이 바뀌어도 3번은 바뀌었을 긴 세월동안 한국은 그야말로 메달 따내기에 급급했던 것.
한국이 올림픽 체조종목에서 얼굴을 내민 것은 60년 이탈리아 로마대회였다.
남자는 김상국, 여자는 유명자씨가 각각 출전해 둘다 88명 가운데 꼴찌인 88위를 차지했다.
순위보다는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는 사실 그 자체에 의미를 두었던 당시 대회였다.
하지만 한국은 첫 출전 무대에서 자존심이 다소 상했다.
바로 이웃나라인 일본이 남자종목에서 단체, 개인종합, 마루에서 금메달 3개를 차지하며 천하를 들썩거리게 했던 것.
이에 자극받은 한국은 다음 대회인 64년 동경대회에서 김태충씨 등 9명을 출전시켰지만 성적이 하위를 밑돌기는 마찬가지.
김태충씨가 53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이후 체조가 `메달밭'임을 인식, 선수를 집중 육성한 한국은 84 대회에서 괄목상대할 만한 성과를 거둔다.
남자단체전에서 8위, 개인종합에서 장태은이 13위를 차지하며 분전한 것.
멀게만 느껴졌던 메달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88년 서울올림픽. `기대주' 박종훈이 홈관중들의 박수속에 뜀틀에서 드디어 동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또 4년후에 벌어진 92 바르셀로나에서 `뜀틀의 왕' 유옥렬이 팬들의 금메달 열망을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두번째 동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한국은 96년 애틀랜타에서 은메달로 한단계 올라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