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골프교실] (84)
기사입력 1996년 07월 28일 16시 52분
## 골프장에 웬 룰 ? 우리네 골프장에는 언제부터인가 룰과 룰이 통용되고있다. `첫 홀은 올 보기(bogey)'란 룰과 `올파(par)'란 룰이 바로 그것이다.
주말 골프장에서 흔히 부닺치는 이 풍경은 핸디캡이 높은 아마추어팀일수록 더 습관화 돼있다.
첫홀의 팅그라운드에 올라설 때만 해도 근엄하기 짝이 없던 분들이 티샷 후 OB 구역과 벙커를 오가면서 3퍼트까지 수료하고는 캐디에게 "첫홀 룰, 알지~"하며 다음홀로 가버린다. 캐디도 이쯤되면 스코어카드에 줄줄이 `+1'로 적고 속으로는 "별 볼 일 없는 멤버구나…"하고 단정한다.
누가 손해일까. 모처럼 나선 라운딩에 한나절을 같이 해야할 캐디가 자신들을 우습게 보고있다면 답은 뻔하다.
평소에 공부를 않던 학생이 어느날 명문대학에 원서를 내면서 합격시켜달라니 얼마나 기막히는 일인가.
그럴바에야 정직하게 스코어를 적고 1번 홀을 이 골프장의 핸디캡 1번 홀이라고 여기고 다음 홀에서 이를 만회하려고 도전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18홀을 마칠 때 쯤에는 자신의 평소 스코어에 근접해있다. 그것이 골프다.
룰이나 룰을 들먹거리면서 캐디 눈치나 살피는 것 보다는 정직하게 스코어를 적고 `나는 추월에 강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갖는게 남은 17홀을 즐겁게 해준다.
< 이건실 부국장대우 기획위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