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4월분양 국산마 - 기량 형편없다
기사입력 1996년 07월 27일 15시 15분
## 63마리중 능력검사통과 29마리…실전참가 10마리 그쳐 지난 4월 분양된 국산마의 기량이 당초 기대보다 턱없이 처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마주협회는 지난 4월21일 63마리의 국산마를 도입, 공동추첨을 통해 마주들에게 분양했으나 그로부터 석달이 지난 지금까지 능력검사를 통과한 말은 전체의 절반도 채 안되는 29마리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실전에 참가한 말은 10마리. 그 중 오직 1마리만 1승을 거두고 있는 실정이다.
대개의 외국산마가 마방에 들어온지 한 달이내에 능력검사를 거쳐 실전에 투입되는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성적이다.
추첨에 참가했던 100명의 마주들은 과거와는 달리 국산마에 대해 적지 않은 기대를 갖고 있었다.
조교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분양될 국산마들을 놓고 한결같이 "외국산마보다 체격조건이 뛰어나다"는 평을 내렸던 것.
게다가 분양마 가운데는 한국 경마사상 최고의 명마로 손꼽히던 `가속도' 자마(子馬) `가속질주'가 포함돼 누가 이 말의 주인이 될 것인가를 놓고 경마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63마리 중 30마리는 아직까지 발주검사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순치(馴致)가 안된 상태이고 3마리는 도입당시 경주마로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마방을 떠났으며 나머지 1마리는 경주로 한번 밟아보지 못한채 폐마조치됐다. 기대를 모았던 `가속질주' 역시 발주검사를 통과하려면 앞으로도 꽤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의 조교를 책임지고 있는 16조 박원선 조교사는 "아직 순치가 덜 돼 발주검사 시점이 8월이후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당초 기대와는 큰 차이가 있음을 시사했다.
석달간 `가속질주'의 조교과정을 지켜봤다는 한 예상전문가는 "말이 자주 놀라는 편"이라면서 "원당목장시절 왼쪽어깨를 심하게 부상해서인지 자꾸 왼쪽으로 사행하는 버릇이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이쯤되자 마주들 사이에선 국산마 분양을 거부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한 마주는 "국산마에 대해서는 출주장려금을 지급, 출전하기만 하면 90여만원씩 받을 수 있고 상금도 대폭 얹어준다고 해 외국산마보다 370만원이나 더주고 분양 받았는데 언제 출전할지 기약도 없는 상태여서 매달 44만여원씩의
위탁관리비만 물고 있다"고 털어놨다. 마주협회 최봉식 경마관리과장은 "수억원짜리 종모마를 수입해도 생산목장의 과학적인 순치가 없으면 형편없는 말이 되고 만다"면서 "생산농가에서부터 뛰어난 경주마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국산마의 질적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김진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