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자들]‘털과의 전쟁’
기사입력 1996년 07월 27일 14시 33분
## 반바지 - 소매없는 옷 유행따라 '탈모' 열풍 "남성의 매력은 무모(無毛)?" 젊은 남성들 사이에 `탈모열풍'이 불고 있다.
예년의 경우 가슴에 털나는 약을 바를 정도로 무성한 털이 남성미의 심벌로 간주됐던 게 사실.
그러나 반바지와 소매없는 옷이 유행하는 최근들어서 털을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간주, 아예 기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무모주의자'들은 다리털이나 겨드랑이의 털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턱수염까지 없애는 등 털에 대한 원초적 거부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장일선군(20. 2년)은 "반바지를 입을 때 털이 시커멓게 나있으면 속옷을 입고 길거리에 나온 듯한 기분이 들지만 허벅지나 종아리의 털을 깎고 난 뒤에는 이같은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면서 "종아리털을 없애면 다리도 오히려 롱다리처럼 보이도록 해 ㈋다리의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기욱양(19. 1년)은 "처음엔 남자들이 종아리나 겨드랑이의 털을 제거한다고 해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는 더 자연스럽다"면서 "털이 없는 게 깔끔하지 않느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남성 상징은 옛말" 피부미용실 북적 이렇듯 젊은 남성들 사이에 `무모주의'가 공감을 얻으면서 피부미용실은 탈모를 하려는 젊은이들로 붐비고 있다. 서울 홍대앞에 있는 남성전용피부미용실 `맨플러스'의 장혜경원장은 "피서철을 앞두고 탈모를 하러 오는 젊은이들이 하루에도 10여명에 이른다"면서 "털이 이제 남성의 상징이 아니라 군더더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도와 달리 왁스를 원하는 부위에 발라 털과 모근을 뽑아내는 피부미용실에서의 탈모요법은 2만~3만원의 비용이 들어 다소 부담이 되는 게 사실.
하지만 불과 30여분만에 훨씬 깔끔한 모습으로 변신, 1~2개월 동안은 털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선호하고 있다는 게 장원장의 얘기다.
이와 함께 아예 피부과병원을 찾아 전기요법으로 모근을 태워 없애는 젊은이들도 많다. < 김호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