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한국 사령탑’비쇼베츠 누구인가
기사입력 1996년 07월 26일 16시 36분
## 선수관리 뛰어난 '승부사' 한국축구 올림픽팀의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둑(50.우크라이나)은 88년 서울 올림픽때 소련축구를 우승으로 이끈 맹장. 그동안 그를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지만 어떻든 그는 이제껏 월드컵과 올림픽축구에서 절대 약세를 보여온 한국축구를 세계열강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위치로 끌어올렸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국축구는 월드컵에 4차례 출전했지만 한번도 1승을 거두지 못하고 번번이 조예선에서 보따리를 싸야했고 올림픽축구 유일의 1승도 지역예선 없이 곧바로 본선에 오른 48년 올림픽서 거둔 것이었다. 따라서 한국은 `아시아축구의 맹주'이면서도 월드컵과 올림픽 무대에선 변죽만 울리다 말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올림픽축구팀의 선전이 더욱 돋보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비쇼베츠 감독은 이번 올림픽서 실망을 안겨줄 경우 집중타를 맞을 위기에 있었다.
우선 그의 국가대표 전임감독 취임 자체가 국내 축구인들의 불평속에 이뤄졌고 `파격적인' 대우에 비해 그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여러번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를 거절하거나 도중에 자르는 결례와 함께 `만일의 경우' 빠져나갈 구멍을 모두 마련해두는 영악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림픽 본선에서의 선전으로 그에 대한 비난여론은 일시에 잠잠해졌고 축구지도자로서 그의 자질을 새롭게 인식하려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구소련의 명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66년 영국월드컵서 화려한 개인기와 슈팅력으로 소속팀을 4강으로 끌어올린 비쇼베츠는 88올림픽 때는 구소련을 이끌고 우승을 차지, 선수와 지도자로서 모두 성공한 케이스. `과학적인 선수관리'를 지론으로 내세우고 있는 그는 `메모광'이다.
선수단 버스를 타든 커피 에 있든 쉴새없이 메모하는 그의 습관은 `선수관리의 과학화'를 위한 준비작업이다.
선수 개개인의 바이오리듬과 장단점, 성격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일방적인 전술주입은 무의미하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국내서 불안한 모습을 남기고 애틀랜타로 향한 올림픽축구팀이 본선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비쇼베츠식 선수관리법'이 적중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