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수첩] 또다른 역사의 시작
기사입력 1996년 07월 20일 15시 13분
1936년 올림픽 개막식장에 나타난 히틀러의 모습은 권력의 모든 것을 보여줄 만큼 위엄스런 것이었다.
64년 올림픽은 불과 20년전 2차대전에서 폐허가 됐던 일본 국민들에게는 `전쟁의 상처는 말끔히 치유됐다'고 자부할 만큼 세계인들에게 `일본의 부활'을 알리는 것이었다.
88서울올림픽 역시 전쟁과 기아, 가난으로 대변됐던 한국의 이미지에서 벗어났다는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전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애틀랜타 올림픽 역시 132년전인 1894년 윌리엄 북군장군이 대병력을 이끌고 이곳 남부지방을 침공한 남북전쟁의 상혼이 치유됐음을 알리는 것이다.
이제 더이상 이곳 애틀랜타에서 당시의 피비린내를 느낄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이곳이 치열했던 남북전쟁의 심장부였던 사실조차도 역사의 한페이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게 고작이다.
이렇듯 프랑스의 역사학자인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부활된 근대올림픽은 이제 인류평화를 추구하는 세계 젊은이들이 힘과 기를 겨루는 축제라기 보다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나 구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역사의 포인트'가 되고 말았다.
첨단의 경기시설, 1만6천여명에 이르는 올림픽 패밀리가 묵을 수 있는 거대한 선수촌, 비슷한 숫자의 각국 취재기자단을 위한 메인프레스센터의 마련 등 올림픽으로 인해 유입되는 2백만명 이상을 위한 각종 시설 등은 국제사회로부터 그 도시(또는 국가)의 모든 기능을 공인(公認)받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개막식으로 열전의 막을 올린 미국의 애틀랜타 올림픽 역시 예외는 아니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