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교수 수강인원확보 학생유혹
기사입력 1996년 07월 16일 13시 48분
**신세대 패션에 유머있는 강의 '인기관리' 대학교수들이 인기관리에 나섰다. 오는 8월의 2학기 수강신청을 앞두고 대학교수들이 더 많은 학생들을 자신의 강의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올부터 실시된 학부제가 한학기 시행된 시점에서 다음 학기에 수강신청자가 줄지나 않을까 우려한 일부 교수들이 요즘의 계절학기를 맞아 인기관리, 외모관리, 품위관리에 마지막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학부제 이전에는 학생들이 입학할때부터 전공이 정해져 싫으나 좋으나 전공교수의 과목을 들어야 했기 때문에 교수는 수강인원을 확보하는데 신경쓸 필요가 없었던게 사실. 그러나 계열별 모집인 학부제가 실시된뒤 인기교수와 비인기교수 사이의 수강인원차이가 현격하게 나면서 비인기교수들은 수강신청자가 적을 경우 `설땅'을 잃게 될 것을 우려, `바닥장세'를 면키 위해 고민하게 된 것이다. 교수들은 이에 따라 흥미로운 얘기나 유머를 곁들이는 등 강의를 지루하지 않게 이끄는데 주력하는가 하면 강의명칭을 그럴싸한 다른 말로 표현하고 있으며 또 일부 교수들은 외모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Y대의 유모 교수는 "요즘 깔끔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강의를 들으려하지 않는다. 머리를 산발하고 나온 동료교수를 보고 우스갯 소리로 `손님 안받아'라는 말을 할 정도다"라고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교수들이 예전의 구태의연한 모습을 벗고 머리에 무스를 발라 단정히 빗어 넘기고 때때로 조교에게 자신의 옷차림을 물어보기까지 한다는 것. 일부 교수들은 옷을 산뜻하게 차려입고 캠퍼스를 활보하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기도 하다. 이모양(19.H대 1년)은 "이왕 강의를 들을 바에야 멋쟁이 교수님을 택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너절한 옷차림에 케케묵은 옛날이야기나 하는 교수는 싫다"고 말했다. 대학관계자들은 외모를 단정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높은 강의에 주력하는게 우선이라며 학부제가 교수들의 구태의연한 자세를 고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K대의 김모 조교는 "학부제 실시가 그동안 안주만 하던 교수들의 경쟁의식을 활성화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며 "대학강의도 신세대에 걸맞게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