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나도 악바리'
기사입력 1996년 07월 14일 14시 47분
## 온몸 멍투성이속 롯데전 결승타 쌍방울에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근성덩어리'가 있다. 2루수 최태원(26).
지난 13일 전주 롯데전은 최태원의 날이었다.
0-2로 패색이 짙던 8회말 무사 1루에서 9번타자로 나서 우익선상 3루타로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번 의 우전안타때 홈을 밟아 동점.
최태원은 2-2로 연장이 바라보이던 9회말 2사 2,3루에서 롯데 구원투수 김상현으로 부터 성 내야안타를 뽑아내 역전 끝내기안타(시즌 20호)의 주인공이 됐다. 끝내기안타도 최태원의 재치에서 나왔다.
홈플레이트에서 거리를 둔 타격자세를 취한 최태원은 주자상황과 타격위치를 감안한 김상현이 몸쪽 공은 못 던질 것을 예상,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바깥쪽 직구를 노려쳤다. 물론 타구방향도 치밀한 계산에 넣었다.
1-2루수, 중견수 사이의 삼각지대가 훤히 빈 것 같아 타구를 그곳에 살짝 찔러 넣었다. 자칫 4연패로 치명적인 위기를 맞을 뻔 했던 팀을 수렁에서 건져내는 순간이다. 양쪽 다리와 사구에 맞은 오른쪽 손목 등 최태원의 컨디션은 최악이다.
그래도 최태원은 "쉴 수 없다"고 말한다.
잠시도 스스로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 타고난 `성질'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