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대회] 크라이첵 - 윔블던‘왕’
기사입력 1996년 07월 08일 14시 46분
## 워싱턴에 3대0, 첫 그랜드 슬램 우승 최고 권위의 96 윔블던 테니스대회서 무명의 리하르트 크라이첵(25.네덜란드)이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남자테니스계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크라이첵은 8일(한국시간) 뉴잉글랜드클럽 코트에서 벌어진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서 말리바이 워싱턴(미국)을 3대0(6-3 6-4 6-3)으로 꺾고 우승컵을 안았다. 크라이첵은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이룩했을 뿐만아니라 네덜란드인으로는 최초로 그랜드슬램 정상을 밟음으로써 그동안 피트 샘프러스(미국), 토마스 무스터(), 앤드리 아가시(미국), 짐 쿠리어(미국) 등이
이끌어오던 남자테니스 판세에 엄청난 균열을 일으켰다. 반면에 여자부에서는 세계랭킹 1위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통산 7번째로 우승했고 준우승은 세계 3위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스페인)가 차지하는 등 톱랭커들이 정상권을 점령함으로써 새별들이 `반란'을 일으킬 틈을 주지 않았다. 남자부 4강중 3명이 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하위랭커였던 것은 윔블던 113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 이번 윔블던 남자 4강중에는 13번 시드의 토드 마틴(미국)을 제외하고 리하르트 크라이첵, 말리바이 워싱턴, 제이슨 스톨텐버그(호주) 등은 시드를 배정받지 못했다. 은 볼의 스피드가 다른 코트에 비해 빠르기 때문에 매년 약간의 이변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무명들이 대거 등장한 적은 없었고 앞으로 이들이 `태풍의 핵'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신(1 96)에서 내려꽂히는 강서브와 네트플레이로 무장한 크라이첵과 1m75, 79㎏의 작은 체구지만 흑인 특유의 순발력과 유연성으로 올라운드플레이를 펼치는 워싱턴은 조만간 세계랭킹 10위에 진입해 맹위를
떨칠 전망. 현재 크라이첵은 세계 13위, 워싱턴은 20위에 올라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을 계기로 남자테니스에 군웅할거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면서 "신선한 얼굴들로 인해 남자 경기가 더욱 흥미있게 됐다"고 말했다. < 권순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