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슬라이더 특강...'전성기 연장'
기사입력 1996년 07월 03일 16시 14분
** "상군이형! 고마워" 한화 송진우(30)가 자다가 떡을 얻는 것과 같은 횡재를 했다. 팀 선배인 이상군으로 부터 슬라이더를 전수 받은 것.
송진우의 주무기는 빠른 볼.
왼손에서 나와 타자 무릎쪽을 파고 들거나 시야에서 먼 바깥쪽으로 흐르는 볼은 가히 일품이었다. 92년 다승과 구원 2관왕을 차지할때도 결정구였고 작년 13승8패를 거둘때도 내세운 구질이었다. 여기에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 업을 가미해 국내 1급투수로 공인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출발이 극히 불안했다.
3연패로 시즌을 연 것.
첫 등판에서는 현대 에게, 두번째 마운드에서는 OB 에게 홈런까지 허용했다. 모두 직구였다.
예전과 똑같은 폼과 같은 구질을 구사함에도 `잘 안된다'는 표정을 짓던 그에게 희망을 속삭인 선수가 이상군이다. 송진우를 유심히 관찰하던 그가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슬라이더를 권유한 것. 물론 송진우도 종종 슬라이더를 뿌렸으나 위력과는 거리가 멀었고 특히 제구력에 문제가 있어 잊고 있던 구질이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상군의 방에서 밤마다 강의를 듣고 운동장에서 연습피칭을 한 그는 2일 삼성전에서 실전에 적용했다. 효과는 100%.
칼날처럼 날카롭게 휘어졌고 각도도 컸다.
특히 슬라이더를 뿌리지 않는다는 선입관에 젖었던 타자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6이닝동안 탈삼진 10개에 2안타 무실점. 5승5패로 균형을 맞춘 송진우는 이날밤 이상군을 찾아가 "형 덕분에 2~3년간은 전성기를 연장하게 되었습니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