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3단 ●서봉수9단=본선 토너먼트 제4국
기사입력 1996년 07월 03일 15시 20분
제 2 보
(4~15)=쌍권총 사나이 양건(兩 GUN이니까)은 초반 포석의 괴목(怪目?)으로 유명하다. 고목보다 한칸 더 높은 대고목을 펼치기가 일쑤인데 튀기 좋아하는 신예의 개성으로 일축하기에는 성적이 출중하다.
입대 후 대국횟수가 현저하게 줄고 성적도 가라앉았지만 95년도 결산 성적표를 보면 승률 10위(36승 19패), 연승부문 2위(14연승)에 랭크돼 있다.
오늘 상대는 설명이 필요없는 승부사 서봉수 9단. 침체상태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예리한 검기(劍氣)를 뿜어내는 강자다.
문득, 백 4를 본 검토실의 기사 하나가 픽 웃는다.
"뭐야, 또 괴목인가?"
오늘은 외목에서 한칸 더 바깥쪽이다. 서 9단은 좌상귀로 손을 돌려 흑 5, 백 6을 교환하고 5분 정도 생각에 잠겼다가 슬며시 우하귀 화점에 돌을 놓는다. 짓궂다. 이렇게 되면 백 4는 걸침이 되고 흑이 손을 뺀 모양이다. 마치, `어디 양걸침이든 뭐든 한번 해봐!" 그런 표정이다.
7분 뒤 양 3단의 대답은 `싫어요!'다. 짐짓, 걸음을 우상귀로 옮겨 백 8. 흑 `가'의 한칸으로 받아주면 `나'로 턱밑을 파고들지도 모른다.
백 10. 싸움은 나의 세력권에서 시작하겠다는 뜻인데 흑도 우하쪽으로 손을 돌려 백 한점을 협공해간다. 계속되는 주문과 반발. 창칼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기세와 기세가 부딪쳐 파란 불꽃을 일으킨다. 흑 15는 독특한 수.
의 흑 1이면 백 2가 안성맞춤이 된다. A와 B의 전개가 맞보기. 또
의 흑 1로 우하쪽 백 한점을 제압하면 백 2로 갈라쳐 백이 편한 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