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34살 소방수 '7월 함성'

기사입력 1996년 06월 29일 15시 28분


**호랑이 상위권 불침번 **쌍방울 현대 6연전 출격 "이제는 내가 나선다." `은인자중'하던 해태 `까치' (34)가 일어섰다.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가장 필요한 때라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은 까닭이다. 26일 광주 OB전에서 5대1로 이겨 94년 6월19일이후 처음으로 738일만에 단독 2위로 올라선 해태는 비록 28일 전주 쌍방울전이 비 때문에 취소된 사이 한화가 롯데를 꺾어 3위로 밀려났지만 2년만에 `르네상스'를 맞은 셈이다. 2위 한화부터 4위 쌍방울까지 반게임차로 촘촘히 늘어서 현재 순위가 별다른 뜻이 없지만 거꾸로 보면 지금부터의 1승과 1패가 시즌 막판까지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가장 중요하기도 하다. 가 자신의 공 하나에 팀의 운명이 걸렸다고 느끼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의 역할은 작년까지 (주니치)이 맡았던 구원투수. 자신이 무너지면 곧 해태가 지는 것이다. 더구나 30대 중반의 나이 때문에 자주 등판할 수도 없다는 것이 감독의 생각. 가 다른팀의 구원전문투수와 달리 16경기밖에 나가지 않은 것도 김감독이 `비상금'처럼 아끼기 때문이다. 김감독의 과잉보호로 마운드 구경조차 힘든 로서는 나갈 때마다 팀의 승리를 지켜야 올겨울이 따뜻할 수 있다. 더구나 해태는 30일까지 전주 쌍방울전에 이어 다음달 2일부터는 광주 현대전을 앞두고 있어 최대의 고비를 맞았다. 쌍방울은 올시즌 최다연승(7연승) 기록을 세우며 잘 나가는 팀이고, 현대는 글자그대로 1위팀인 까닭이다. 지난달 26일 군산 쌍방울전이후 5연속 구원성공을 달리고 있는 는 6연전 동안 적어도 2~3세이브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해태 운명과 맞물린 의 등판은 이런 점에서 관심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