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성] 불임
기사입력 1996년 06월 24일 16시 20분
옛날만 해도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지 못하면 여성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며 구박을 했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하면서 애꿎은 여성의 피해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불임부부의 20%는 남성의 문제이고 30%가 부부 공동의 문제라는 것. 결국 불임부부의 절반은 남성의 책임인 셈이다. 불임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각종 최신 검사법과 첨단 의료기기를 이용하는데 어떤 부부의 경우에는 의외로 지극히 사소한 곳에서 해답을 찾는 수가 있다. 양가의 축복 속에 결혼을 한 지 10개월이 된 20대 후반의 부부가 애타게 기다리던 아이가 생기지 않아 병원에 찾아왔다. 다른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에게도 먼저 과거의 병력과 성행위의 횟수, 시간 등을 기록하도록 한 후 남성의 정액을 검사했다. 정액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기록지를 살펴보니 하루 혹은 이틀에 한번씩 성행위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결혼 초기에는 남성의 성욕구가 강해 자주 관계를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임신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일부 여성들은 잦은 성행위가 힘들어 부부용 젤리나 윤활제 로션 등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정자의 운동성을 감소시켜 수정 가능성을 더욱 떨어뜨리게 한다. 이 남성의 생식기관은 정상이었으며 정액검사상 정액의 양이나 정자의 수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 동안 금욕을 한 후 다시 정액검사를 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모든 검사항목이 정상이었다. 이렇듯 너무 자주 성행위를 하면 사정된 정자의 농도가 떨어져 여성의 수태능력이 정상일지라도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반대로 너무 오랫동안 금욕을 하게되어도 `정자무력증'이 되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2세의 탄생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 임일성·임비뇨기과 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