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진 전성시대] 수비수가 먹여살리는 '호랑이'
기사입력 1996년 06월 19일 15시 42분
**득점 1위 장형석 앞세워 '포지션 파괴' **최영일-임종헌-윤재훈도 맹활약 … 공격수들 "음메 기죽어" "수비와 공격진의 포지션을 맞바꾼 것 아니냐." 울산 현대의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수비수들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공격수 대신 골을 넣고 있어 포지션 분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가 5승1무로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것도 수비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덕택이다.
18일 현재 현대가 6경기에서 올린 득점은 모두 11득점. 이중 절반이 넘는 6골이 수비수들의 발끝에서 나왔다.
팀의 6개 어시스트 중 3개를 수비수들이 기록해 그야말로 현대는 `수비진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GK 의 선방도 뒤따랐지만 9개팀중 최소실점인 4골도 따지고 보면 수비진들이 상대공격을 원천봉쇄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반면 최전방 공격수인 FW들은 1골 밖에 성공시키지 못해 완전히 체면을 구기고 있다.
4골로 득점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고졸 5년생 장형석(24)은 수비진의 핵.
뛰어난 체력을 앞세워 상대 스트라이커를 밀착 마크하고 공격때는 번개와 같이 대시, 깔끔한 슛을 쏘아 골을 뽑아낸다.
장형석의 4득점은 모두 영양가가 담긴 것이다.
지난달 18일 전북전에서 첫골을 동점골로 장식하더니 지난 5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선제 결승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부산 대우전에서는 선제골과 결승골을 낚아내 팀의 선두질주에 가속도를 붙였다.
최영일(30)은 1골 1어시스트, 임종헌(30)도 1골로 웬만한 공격수 못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윤재훈도 도움 1개로 현대 주전 수비수들은 모두 기록이나 경기 기여도에서 팀 공격수들을 능가한다.
감독은 "팀워크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비수들의 선전 덕분이다"고 말했다.
호랑이 수비수들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주목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