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 한애규...테라코타-부조 개인전
기사입력 1996년 06월 18일 17시 00분
**흙으로 빚어낸 토속적 페미니즘 **곡선적 조형미 돋보이는 아낙네상등 전시 가슴속에 묻어둔 이야기들을 흙작업을 통해 풀어내온 중견작가 한애규씨(43). 24일까지 관훈동 금호갤러리(720-5866)와 가람화랑(732-6170)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금호갤러리. 통통하고 강인한 느낌의 20여개의 인물상. `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붙은 테라코타 군상들은 1m 남짓한 크고 작은 상들로 돼있다. 토속적인 한국 아낙네와 총각들로 서로 다른 포즈로 서있다. 모나지 않은 곡선이 조형미로 살아나있다. 흙으로 빚어 1천1백도의 높은 온도에서 구워낸 후 아크릴로 채색한 이 테라코타들은 흙이 주는 거친맛과 황토빛, 통통함 등으로 삶의 질곡속에서 강인하게 살아왔지만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한 인물들로 비춰진다. "물을 워낙 좋아해요. 물을 세월의 흐름이나 순환, 윤회 등으로 생각했어요." 물을 바라보는 군상들 옆에는 `잃어버린 본능을 찾아서'란 제목의 부조 9개와 `문명의 시작-불평등 기원' 부조 5개가 설치돼 있다. 작품 아래는 `잉태를 위한 유혹의 꽃을 건네다'`별빛이 내게 죽을 때라 말하므로 나는 몸을 눕힌다' 등 재미있는 글들이 붙어있다. "꼭 여성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에요. 인간 전체의 문제를 말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페미니즘의 시각을 부인 할수 없다. 가람화랑에는 경복궁 꽃담을 원용한 부조가 눈길을 끈다. `물속의 여인 I,II'`1920년대의 어느 무정부주의자'`밥그릇과 여인'`임꺽정' 그외 `물 I,II,III' 등. 한씨는 미술대 응용미술과에서 도예를 전공했으며 동대학원을 거쳐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