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비내려 경기 못하면…

기사입력 1996년 06월 18일 15시 15분

## 현대, 해태, 울고 …

@@ 롯데, 쌍방울, 삼성 웃고 …

"온몸이 찌뿌둥하구만, 또 비가 오려나."

1천게임 이상 출전한 타자들이나 1천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 등 각 팀의
고참들은 마치 기상 예보관 같다. 때론 비와 팀성적의 함수를 점쳐보기도 한다.

집중 호우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장마철 만큼이나 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얄미운 비가 될지 고마운 비가 될지 각 구단은 컴퓨터 회로를
작동하기 시작했다.

## 투수 운용상태따라 희비교차

어쨌든 투수력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팀엔 반갑지만 잘 나가는 팀엔 기분 나쁜
일이다.

설령 더블헤더를 하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당장 한게임을 넘기는 것이일
득(得)이란 계산이 앞서는 팀은 바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롯데와
쌍방울.

또 선발진이 무너져 변칙적인 투수운용을 즐기는 삼성도 마찬가지다.



한명의 투수라고 아껴두었다가 승리가 확실한 게임을 잡아야만 그나마 부진
탈출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선발-중간-마무리가 확실한 선두 현대, 엇비슷한 기량의 투수들이 즐비한
해태는 아직 장마철도 아닌데 내리는 빗줄기가 야속하기만 하다.

투수력이 최상은 아니지만 내야 교체요원이 부족해 더블헤더가 부담스러운 도
경기를 방해하는 비를 거부하고 있다.

OB는 중도파.



투타 모두 활용 가능한 선수들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팀 전력이나 성적에 관계없이 비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원정팀 선수들은 경기가 취소되면 답답한 호텔방에서 뒹굴러야 하고, 홈팀 선수들도 답답한 마음은 똑같다.



비를 이기는 팀과 선수들은 진정한 승리자다.

< 이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