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25시] 롯데 선수관리 원칙이 없다.
기사입력 1996년 06월 17일 15시 31분
롯데가 곤경에 빠졌다. 올시즌 선발감이라 철썩같이 믿었던 4년생투수 김경환 때문이다.
`인대 손상 심각. 재수술을 해도 회복을 보장할 수 없음.'
지난 12일 미국 에서 내려진 최종 진단이 알려지자 구단은 그동안의 무지(無知)와 원칙없는 선수관리가 드러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책 마련보다는 "구단의 극비사항이 어떻게 외부로 알려졌느냐"는 등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지난 93년 를 졸업하고 계약금 9천만원과 연봉 1천2백만원으로 입단한 김경환은 두차례의 수술 경력자. 프로에 뛰어들자마자 피칭이 불가능해 그해 6월10일 1차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10월부터 작년 3월까지 방위병으로 복무했다.
김경환은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계속 통증이 남아있자 94년 6월30일 두번째로 수술대에 올랐다. 구단의 무단방치 속에 선수 스스로 모든 수술 비용까지 직접 지불했던 것.
김경환은 작년 8월10일 데뷔 첫 경기를 치른 뒤 에선 2구원승을 올렸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구단도 이 때만은 들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함정이었다.
롯데구단은 뒤늦게 배려를 시작했다.
호주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의 건의를 받아들여 부상경력자에 대한 조기 출국자에 김경환을 포함시켰다.
따뜻한 곳에서 재활 트레이닝을 하라는 뜻이었지만 김경환은 한달여 동안 공을 던질 수 없었다. 이유는 발목 부상.
선수를 직접 관리하는 코칭스태프, 현장 지원과 구단을 관리하는 책임자들은 그저 들뜬 마음에 어깨쪽의 문제를 의심하지 않았다.
결국 모두가 그저 훈련장에서 숙소를 오간 꼴이었다.
한달, 두달이 지나도 선발이라던 김경환의 등판이 불투명하자 구단은 부랴부랴 `병력(病歷) 자료'를 미국에 보냈고, 암울한 소식이 전해지자 보안에만 신경을 쏟고 있다.
롯데구단의 관리 부재가 선수 생명의 위기로 이어진 것이다.
`언제나 책임자는 없다'는 구단내의 목소리가 다시한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