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학전 그린 뮤지컬‘지하철 1호선’
기사입력 1996년 06월 14일 16시 08분
## 우리현실로 형상화한 곡-가사 돋보여 극단 학전이 새로 개관한 `학전 그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 (폴커 루드비히 원작, 김민기 번안.연출)에 젊은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무대는 지난 94,95년공연에서 다소 미진했던 것으로 진단된 음악과 극본의 일부를 수정, 보완하여 다시 선보였는데 상당히 높은 완성도로 관객들을 흥분시키고 있는 것. 특히 음악과 드라마의 형평을 유지하면서 사회상을 풍자, 비판하는 독일 뮤지컬의 전형을 오늘의 우리모습을 투영하는 극형식으로 변형 재미와 풍자를 동시에 보여준다. 연변에서 온 선녀를 극중 화자로 등장시켜 서울 지하철 1호선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우리사회의 구역질나고 쓰레기 같은 인간군상의 모습을 빠른 속도감으로 그려낸다. 김민기는 원작의 내용을 우리현실에 적절하게 대비시켰을 뿐만 아니라 가사와 곡 역시 철저하게 오늘의 한국현실로 형상화한 의도가 신선했고 그룹 무임승차의 멤버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관객들의 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다가 배우들의 고른 연기력은 이 무대를 롱런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큰 요소임에 틀림없다. 전체 등장배우가 1인 2역 이상의 다역을 맡고 있음에도 그 개성이 살아나고 있는 게 호감을 산다. 걸레, 청소부, 날탕, 아나운서 등 4역을 맡아 등장하는 과 오지혜의 변신은 놀랍다. 세련된 현대여성인 아나운서, 창녀인 걸레, 지하철 청소부로의 역할 변화는 개성이 분명하게 살아나 눈길을 끈다. 여기에 미성의 배우 이미옥의 신선미는 극의 청량감을 전해준다. 한상희 권형준 장현성 이지은 이황의 황정민 이정헌 최무열 최윤정 노영이가 그 주인공이다. 7월31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 토 일 오후 3시,7시. 763-8233.
< 박용재 기자 >
